화상
화상
  • 승인 2021.06.1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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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둥 마크원외과의원 원장
또다시 우리 대구가 강력한 땡볕으로 벌겋게 달아오르는 대프리카 시즌을 맞이하였습니다. 그와 더불어 강력한 직사광선에 일광화상을 입는 경우도 늘어날 것입니다.
화상의 종류로는 열화상, 전기화상, 화학화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광화상을 비롯하여 일상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열화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열화상은 체온 이상의 온도를 가지는 열원에 의해 우리 몸의 조직이 다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뜨거운 물, 수증기, 뜨거운 물체, 화염, 전기장판 그리고 직사광선 등 다양한 '열원'이 원인입니다. 생각보다 화상을 입기 쉬운 이유를 숫자로 설명하자면 건강한 일반 성인의 피부가 60도의 온도에 3.8초만 접촉하면 3도 화상이 발생합니다.
우리가 만질 수 있는 가장 바깥쪽 피부층인 '표피'만 손상되는 경우를 1도 화상이라고 합니다. 강한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어 발생하는 대부분의 일광화상이 여기 해당하는데 통증이 발생하고 빨갛게 피부색이 변하지만 통증은 48시간 이내에 저절로 호전되고 1주일 이내에 발적까지 완전히 치유되면서 흉터도 크게 남기지 않습니다. 2도 화상은 표피가 영구적으로 손상되고 그 아래 피부층인 '진피'에 있는 세포까지 손상되면서 수포가 생기고 수일 동안 심한 통증을 동반합니다. 진피층의 맨 바깥쪽의 세포만 가역적으로 손상된 것을 표재성 2도 화상, 바깥쪽 세포는 비가역적으로 완전히 손상되었으나 더 깊은 진피 세포는 회복 가능한 수준으로 손상 받은 것을 심재성 2도 화상이라고 합니다. 표재성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면 2주 이내에 대부분 완치되고, 심재성은 3주 가량 치료 받으면 완치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가피절제술과 부분층피부이식술 등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여기서 더 깊이, 진피 전체 층이 비가역적으로 완전히 괴사해서 피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지고 심지어 더 깊은 피하 지방층까지 손상된 상태를 3도 화상이라고 합니다. 강력한 화염이나 고온의 물체에 직접 접촉하는 경우에 발생하는데, 피부 전층이 괴사해서 피부 감각이 상실되어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간 방치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3도 화상은 죽어버린 피부조직을 완전히 제거한 후 전층피부이식술이나 국소피판술을 통해서 새로운 피부로 덮어줘야 합니다. 치료 후에도 오랜 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때가 많고 2차, 3차 수술을 시행해주어야 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독자 분들이 명심하셨으면 하는 것은 '화상, 우습게보지 마시라'는 겁니다. 화상의 깊이는 당하는 바로 그 시점에 결정되지 않습니다. 3일 이상의 '변환기'를 거치면서 그 정도가 더 심해지기 때문에 다친 직후에는 1도 화상이었다 해도 하루 이틀 지나면 처음에는 없었던 물집이 생기면서 2도 화상으로 진행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즉시 외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2도 화상에서 3도 화상으로 진행하는 것 역시 흔한 일입니다.
그런데 변환기간 동안 화상이 더 깊어지는 현상을 최대한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응급처치입니다.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당할 수 있고 집에서 응급처치와 자가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화상은 아마 1도에서 얕은 2도 정도의 화상일 것입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화상 환자들을 워낙 많이 접하다 보면 온갖 민간요법을 만납니다. 응급처치를 어떻게 하셨나 물어보면 '소주로 깨끗이 씻었죠.'는 매우 흔한 답변이고, 요즘은 많이 없어졌지만 참기름, 들기름을 바른 경우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된장, 간장……. 고추장 빼고 메주를 원료로 하는 온갖 식자재와 향신료가 난무합니다.
그 심한 정도와 흉터현상과는 별개로, 화상이 무서운 가장 큰 이유는 '2차 감염'입니다. 피부층이 우리 몸을 덮고 있는 이유는 외부의 세균과 이물질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기 위해서입니다. 화상은 '열'에 의해 세포가 죽어가는 과정을 유발하기 때문에 다친 직후에는 '열'을 제거하고 '2차 감염'을 막아야만 합니다. 가장 먼저 상처와 주변부를 멸균증류수, 멸균생리식염수, 혹은 이런 것들이 당장 없다면 흐르는 수돗물에 최소 10분 이상 노출시켜서 세척과 감온을 함께 해줘야합니다. 이때 지나치게 낮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하는 것은 더 많은 피부세포 괴사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얼음물은 피하세요. 그저 시원한 정도의 수돗물 온도가 적당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민간요법들은 열기를 식히지도 못할뿐더러 상처에 온갖 세균들만 잔뜩 바르는 것입니다. 멸균된 소주, 참기름, 들기름이란 것이 있을리가 만무하니까요. 음식물은, 바르지 마세요. 위장에게 양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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