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정치의 몰락…세대교체 바람 불 듯
TK 정치의 몰락…세대교체 바람 불 듯
  • 윤정
  • 승인 2021.06.13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선 중진 주호영, 3위에 그쳐
당심·민심 모두 충격적 성적표
국민의힘 내 TK 위상 위축 전망
지역 이끌 차세대 정치인 없어
인사하는국민의힘지도부
인사하는 국민의힘 지도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신임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배현진, 조수진 최고위원, 이준석 당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정미경 최고위원 당선자. 연합뉴스

헌정사상 첫 30대 ‘0선’ 이준석 후보의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은 정권교체의 열망과 함께 당내 세대교체와 인적 쇄신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은 보수의 종가이자 국민의힘 텃밭이지만 이번에도 당 대표를 선출하지 못하면서 TK 정치의 몰락과 함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 70%, 여론조사 30%로 치러진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5선 중진의원이자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은 TK의 터줏대감임에도 3위에 그쳐 충격을 줬다.

11일 발표된 경선 결과, 주 의원은 당원 선거인단 투표 16.82%, 일반 시민 여론조사 7.47%를 기록해 종합 3위(14.02%)로 낙선했다. 특히 TK가 28.0%를 차지하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나경원 후보(40.93%)와 이준석 후보(37.41%)에 크게 뒤지는 결과를 얻었다. 여론조사 득표율도 이준석(58.76%)·나경원(28.27%) 후보에 압도적으로 밀렸다. 주 의원은 당심과 민심 모두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얻은 셈이다.

주 의원이 낙마하면서 향후 대권 전략 등 그의 정치 행보에도 먹구름이 끼였다.

그는 당대표 출마설이 흘러나올 때만 해도 원내대표로 지난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의 압승을 이끌었고 외연 확장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등 강력한 주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재보선 이후 원내대표직 수행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피로감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로 선출돼 당대표까지 영남지역에서 배출되면 안 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여기에 이준석 후보 등의 출마 선언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불며 위기에 처했고 경선 기간 내내 이준석·나경원 양강 구도에 밀리며 결국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얻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는 TK의 당내 위상의 위축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2006년 강재섭 대표 이후 15년 동안 TK 출신이 당 대표를 거머쥐지 못했다. TK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김병준 전 부총리가 2018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는 했지만 선출직 당 대표는 아니었다. 또 2017년 7월 당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은 중·고등학교를 대구에서 나왔지만 고향이 경남 창녕이라 순수 TK 출신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주 의원의 낙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져 온 TK 정치력의 약화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또 TK가 보수의 심장이라는 위상은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TK를 이끌어갈 차세대 정치인을 전혀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당내 TK 위상은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정작 TK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부족해 TK 현안 해결에 문제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라며 “혁신과 보수성을 고루 갖춘 인물을 키워야 당내 TK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TK도 변해야 산다”라며 “향후 지역에서 세대교체 등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신임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해 TK 시도민들은 기대와 우려를 교차했다.

서문시장 한 50대 상인은 “과감한 변화도 좋지만 정치판에서 경험·경륜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30대의 이준석 대표가 중차대한 대선을 앞두고 제1야당 선장 역할을 잘 수행할지 걱정이다. 자칫 당이 혼란과 혼돈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반면 달서구 상인동 한 40대 주민은 “이제 TK 지역민들의 의식이 바뀌는 것 같다. 고루한 보수 의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목소리가 많아졌다”라며 “TK가 바뀌면 보수가 바뀌고 보수가 바뀌면 대한민국 정치 지형이 혁신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