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려졌다는
자갈치시장에 가면 자갈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란
대문짝만한 글씨의 간판이
눈길을 끈다.
부산을 처음 찾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갈치 아지매가
썰어주는 회 한 접시에
소주잔을 기울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한다는 속설로
항상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부산의
멋과 맛
낭만과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자갈치시장.
오늘은 유달리
자갈치 아지매들의 외침이
간판보다 더 크게 들린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김병래= 1946년 충남 서산生. 전 KBS부산방송 아나운서 부장, 문예시대 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회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알바트로스 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작품상 수상, 국제다문화 시공모전 입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지도교수. 저서: 내가 사랑하는 세여인(시집)외 다수 아나운서와 술(수필집).
<해설> 자갈치시장의 현상을 우화처럼 묘사한 점이 크게 돋보인다. 자갈자갈 구르는 소란이 한층 고느적하게 흐르는 시장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는 좋은 시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의 외침과 간판이 어울려진 바닷가 특유의 툭사발 시어들이 한껏 멋을 낸다. 정감이 한층 흥겹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