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달리기
  • 승인 2021.06.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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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근력저하증이 생기면 다리의 힘이 약해진다. 다리가 가늘어지고 넘어지기 쉽다. 한 번 넘어져 고관절에 금이 가면 다시 일어나기가 힘들어진다고 한다. 다리를 두 손으로 잡았을 때 잘 잡히지 않을 정도로 굵어야 근력저하증이 없다고 한다. 배는 1센티 줄이고, 다리는 1센티 늘려야 건강하다고 한다. 배는 나오고 다리는 가늘어지는 몸의 상태를 본다. 자신의 몸에, 자신의 건강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어떤 운동이 효과가 좋을지 알아보다가 달리기를 시작했다.

오랜만에 신천으로 나갔다. 아이들이 초등하교때까지는 일주일에 3일 이상은 데리고 갔다. 중학생이 되고부터 '방콕'하는 아이들이라 나갈 일이 없었다. 바람이 불었고, 물소리는 힘찼다.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걷고 뛰고 있었다. 혼자서 뛰는 사람, 두 명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사람, 무리를 지어 뛰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농구를 하는 아이들, 댄스 선생님을 따라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분들. 여유로이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 다양한 모습이 활기찼다.

홍희는 걷다가, 뛰었다. 아주 잠시. 그리고 다시 걸었다. 뛰는 것이 숨이 찼다. 다리가 아팠다.

달리다가 앞에 두 사람이 걸어가면 옆으로 비키면서 달릴 때 휘청거린다. 얼굴을 보려고 뒤로 고개를 돌리려다가 발목을 접질러 넘어질 뻔했다. 중심을 잃은 것이다. 넘어지지 않고 잘 달릴 수 있는 첫 번째 비결은. 뒤돌아보지 않는 것이 틀림없다. 앞만 보고 발을 바닥에 잘 디뎌야 한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발걸음에 호흡을 집중해야 한다.

달리기를 하루이틀하다보니 달리는 시간이 늘었다. 자꾸 연습하니 근력이 생기나 보다. 다리를 만져보면 단단했다. 손가락을 맞잡을 수 없었다. 무슨 일이든 연습이 필요하다.

잘 달릴 수 있는 첫 번째 비결, 뒤돌아보지 말 것!
3년전 자신에게 주는 메시지였다. 지금 또다시 그 말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순간 순간 지금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그 때 왜 그랬을까, 왜 그런일이 있었을까, 그 때도 지금처럼 행복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워할 때가 있다. 현재의 행복을 누려야 할 시간을 안타까움과 회한으로 다시 분노로 이어지게 하면서 현재의 행복을 불행으로 만든다. 악순환이 반복된다.

과거의 불행을 잊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 해결된 상태에서 과거를 분석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났다고 잊는 것은 상처를 입힌 사람은 빠르고, 상처를 입은 사람은 느리다. 예전 좋았던 기억만 갖고 이야기를 하는 상대를 보며 그 때의 나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상대는 사과했고, 변화했다. 그럼에도 나쁜 기억이 나서 말한다.
"니는 좋은 것만 기억나나? 나는 나쁜 기억만 나는데?"
"좋은 것만 기억해야지"
침묵이 흐른다. 아마도 미안해하는 마음이 드는 것일 것이다. 나쁜 기억이 떠오르는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을 것이다. 다행히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 변화된 것인가.

변화된 현재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난 불행으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부추전을 굽다가, 놀이터에서 어린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다가, 빨래를 하다가, 설거지를 하다가, 편안히 누워 책을 읽다가 불쑥불쑥 과거의 나쁜 일들과 감정이 떠오르는 것을 느낀다. 다시 과거로 끌려들어가지 않게 지금 이 순간에 남으려 애쓴다. 나쁜 일을 회상하는 것도 습관인가?

빨리 끊을 것, 불행을 뒤돌아보지 않을 것, 행복한 순간이 이어지도록 회복탄력성을 가질 것. 몸의 근력, 마음의 근력을 키울 것. 잘 달릴 수 있는 첫 번째 비결, 뒤돌아보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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