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불확실성의 시대에 린 방식으로 경영하기
[배종태 경영칼럼] 불확실성의 시대에 린 방식으로 경영하기
  • 승인 2021.07.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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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미국에서는 2010년경부터 신생벤처기업인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엑셀러레이터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2014년을 기점으로 유니콘 기업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수가 급증했다. 이렇게 유니콘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창업 및 경영 관련 방법론이 크게 발전했고 또 활용되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방식이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다.



◇ VUCA 시대에 각광받는 린 스타트업 방식

우리는 지금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매우 큰, 이른바 뷰카(VUCA) 시대에 살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복잡한 환경 속에서, 기업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 수립과 의사 결정을 해야 하고, 새로운 고객과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하며, 이를 실행하는 방식도 과거와 달리 더욱 유연하고 민첩 해져야 한다.

‘린 스타트업’은 미국의 기업가 에릭 리스가 과거 도요타의 ‘린 생산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고객을 개발하고 제품을 검증하는 새로운 혁신의 방법론으로 개발한 것이다. ‘린’(lean)이라는 단어는 ‘마른, 군더더기가 없는, 낭비가 없는, 간소한’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린 경영은 생산과 신제품개발 등 기업 경영의 전 분야에서 군살을 빼고, 낭비를 줄이고, 고객 반응에 유연하고 빠르고 민첩하게 반응해서, 의사결정과 실행의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비교적 작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 철저한 기획 활동만으로 제대로 알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에릭 리스는 스타트업이나 기존 기업이 창안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한의 기능만을 가진 간소한 제품’(MVP) 형태로 만들어 시장에 출시하고 고객 반응을 보며 빠르게 피보팅을 통해 개선해 가는 전략을 제안했다. 에릭 리스가 ‘린 스타트업’이라는 책을 발간한 것이 2011년인데, 이 책의 출판 및 보급 시기가 미국 유니콘 기업의 급증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린 스타트업 방식은 빠른 실험과 피드백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신제품을 개선하여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이며, 고객을 찾고 새로 개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린 스타트업 방식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나

린 스타트업 방식은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기존 기업의 신제품 개발이나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린 스타트업 방식, 나아가 린 경영 방식에서 기업들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첫째, 린 방식은 불필요한 일과 낭비를 제거하는 데 역점을 둔다. 처음부터 완벽한 것을 만드는 것은 어려우므로, 최소기능제품(MVP) 만을 먼저 만들어 시장에서 실험해보고 고객 반응에 따라 또 제품이나 서비스를 수정하고 개선해 간다. 이렇게 하면, 꼭 해야 할 일만 하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은 하지 않아도 되므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낭비 줄이기’는 생산 현장, 업무 프로세스 등 기업 경영의 전 영역에서 추진될 수 있다.

둘째, 린 방식은 사업 모델을 만들고,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시장에서 검증하는 단계별 전략, ‘만들기-측정-학습’의 체계적 과정, 피보팅, 빠른 반복 등을 통해 개선의 속도를 극도로 높인다. 이러한 ‘속도 높이기’는 VUCA 시대의 가장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

셋째, 린 방식에서는 수집된 고객반응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한다. 대기업에서 한 달 걸리는 의사결정을 스타트업에서는 한 나절 안에 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연하고 민첩한 의사결정과 실천, 즉 ‘빠른 실행력’은 린 방식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더욱 높여 준다.



◇ 린 방식에 발견 기술을 더하라

린 스타트업 방식은 새로운 제품의 설계, 즉 최소기능제품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 빠르게 이를 수정하고 개선해 간다. 그리고 린 방식은 이러한 프로세스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혁신적인 최소기능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탐험 및 발견 기술이 필요하다.

다른 영역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우리 사업에 연결시키는 연상(associating) 능력, 기존 방식이나 습관에 도전하는 질문(questioning) 능력, 고객 행동이나 습관을 잘 살펴보는 관찰(observing) 능력, 빠른 검증을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해가는 실험(experimenting) 능력, 그리고 다양한 외부의 관점이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킹(networking) 능력은 기업의 탐험, 발견, 창조, 혁신 활동의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기업에서 린 경영방식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구성원들의 발견 기술을 더 높일 수 있다면, 그 기업은 VUCA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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