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의 어린이 그림교육 칼럼> 상상화, 그림 읽기 4
<이명주의 어린이 그림교육 칼럼> 상상화, 그림 읽기 4
  • 채영택
  • 승인 2021.07.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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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화4
상상화-내가 갖고 싶은 것들

이 그림은 만12세 여자어린이가 그린 상상화입니다. 갖가지 연상이 꼬리를 물고 표현이 되어있어요. 상상력이 풍부한 이 어린이는 다른 사람이 보기엔 무엇을 그렸는지 잘 찾기 힘든 숨은 그림 찾기 같은 그림을 그렸군요. 우선 무엇이 보이는지 찾아볼까요?

제일 먼저 화면을 세로로 나눈 노랑과 파랑의 색띠가 보이네요. 가운데 노랑, 노랑 가운데 있는 보라, 오른 쪽 노랑, 왼쪽 파랑, 오른 쪽 파랑 순서로 우리의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이게 해요.

왜 그럴까요? 노랑은 전진색, 파랑과 보라는 후퇴색이기 때문이죠, 왼쪽 노랑 사이의 보라가 파랑보다 먼저 보이는 이유는 노랑 사이의 설명이 되는 섬세한 그림이 보라부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랍니다. 보라줄 위쪽의 빨간 얼굴의 소녀가 이 그림 속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형태의 생물체이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생물과 무생물 중에서는 생물이, 의미 있는 형태와 무의미한 형태 중에서는 의미 있는 형태가 먼저 보인답니다.

그리고 같은 비중일 때는 대체로 오른 쪽 보다 왼 쪽에 위치한 것이 먼저 보이므로 두 줄의 파랑 중에 왼 쪽 파랑이 먼저 보이는 것이지요. 이 그림에는 주인공과 부주인공을 숨겨놓은 것 같지만 그래도 어딘가에는 눈길을 끄는 곳에 그려놓았어요. 왼 쪽 빨간 얼굴의 소녀와 오른 쪽 수염난 파란 머리칼의 할아버지가 주인공과 부주인공인 것 같아요.

나머지는 모두 이 사람들이 생각하거나 좋아하는 것들을 주변에 차례대로 그려놓았답니다.

이런 그림을 상상화 중에서도 연상화라고 하는데 그림의 의미 전달이 쉽진 않지만 배색과 디자인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동화적이어서 이런 그림의 천으로 드레스를 만들어 입는다면 정말 멋질 것 같은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밑그림은 여러 가지 색의 싸인펜으로, 채색은 수채물감으로 했는데 잔 붓으로 무늬와 선과 점을 반복해 그려서 통일미가 나타났습니다. 이 그림은 어린이 아니면 그릴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갖춘 순수하고 좋은 그림입니다.

(출전: 이명주 저 ‘너, 그림 잘 그리고 싶니?’)

화가, 전 대구초등미협회장·대구달성초등교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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