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김대업사건 소환, 윤석열X-파일
20년 전 김대업사건 소환, 윤석열X-파일
  • 승인 2021.07.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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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남 객원논설위원·시인
드디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인으로 공식 데뷔했다.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일손을 멈추고, 시청한 사람이 260만(11%) 정도였다면 우리나라 정치사에 이름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국민은 그가 총장직을 던진 후 118일간의 여론수렴 기간이 너무 길게만 느껴졌다. 그만큼 정권교체의 시원한 포효를 갈망한 것이다.

문제는 마타도어(흑색선전)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당대표가 파일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다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집권여당의 대표이기에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 말의 이면에는 이른바 흑색선전의 대명사인 ‘X-파일’이 존재한다는 것을 은연중 암시하기에 충분하다. 때마침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장성철 소장이 윤석열 ‘X-파일’ 존재를 밝혔다. 그런데 정치평론가인 그가 이 파일을 보고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가 어렵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출렁였다.

이 X-파일 공개는 20년 전 ‘김대업사건’을 불러왔다. 2002년 대선 상황과 너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김대중정권에 대한 국민지지가 떨어지고 야권 이회창후보의 지지가 노무현후보보다 오차 범위를 훨씬 넘어섰다. 이때 등장한 것이 ‘병풍사건(김대업부사관의 이회창후보 자녀 거짓 병역비리 폭로)’이다. 김대업 부사관은 이후보의 자녀 병역비리 위조 녹음테이프 한 장을 제시하며 거짓폭로를 했다. 그런데 TV 3사를 비롯한 전 언론이 제대로 검증을 하지 않고 집중보도하였다. 이로 인해 이후보의 지지율이 11.8% 급락했고, 대선에서 석패를 당했다. 이 흑색선전이 노무현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바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재집권을 노리는 여당인 민주당, 대선지지도 1위의 야권 윤석열, 장소장의 근거 없는 X-파일 공개와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를 우연으로 넘겨야 할까?

‘윤석열X-파일’은 왠지 구린 냄새가 진동한다. ‘제2의 김대업사건’이 될 것 같아서다. 이 파일을 공개한 장성철 소장은 파일을 소각했다고 하지만 이미 시중에 나돌고 있는 풍문을 되 담을 수는 없다. 11가지 버전으로 횡행한다니 국민이 부끄럽다. 더구나 장소장은 국힘 김무성 전 대표의 보좌관을 지냈고, 정치평론가가 아닌가? 김대업과는 질이 다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첫 파일은 기관에서 작성한 것이고, 둘째 파일은 친여 인사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 여권이 야권에 가까운 패널로 인식되어 있는 장소장으로 하여금 공개하게 하여 큰 이익을 보려는 의도였을까? 아니면 야권에서 다른 야권후보의 세를 키우기 위함이었을까? 여기에 대해 장소장의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정권교체를 갈망하고 있는 국민이 많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추미애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최근 검찰인사에서 ‘내편’이 아니면 ‘좌천’의 인사전횡을 서슴지 않았다. 청와대관련 중대수사의 수사팀장을 교체한다는 것은 거의 독재수준이다. ‘검찰개혁’이 ‘검찰개악’으로 흐르는 현실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다. 여기다 소득주도성장정책, 탈원전,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가격 등 총체적인 문재인정부의 정책실패까지 겹친 터다. 하지만 끝 마무리가 반전으로 바뀔 수 있다. 정책을 보완하면서 대통령선거를 깨끗하게 치른다면 민심의 고개가 문재인 대통령 쪽으로 돌아갈지 모른다. 문대통령은 대선후보들이 “어떻게 하면 국민이 잘 살 수 있을까?”하는 화두를 잡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광장이 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 하나가 ‘대선 흑색선전 발본색원’이다.

윤 전 총장에게 당부드린다. 정권의 네거티브 공세는 갈수록 저열하게 벌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필자는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을 눈여겨봐 줄 것을 권하고 싶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상대방이 발을 건다고 해서 넘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뛰어넘는다. 슛을 넣은 후에야 얼싸안는다. 그전에는 참고, 또 참으며 게임 승리에만 몰두한다. 그리고 최고의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말이 있듯이 수세에 몰리지 말고 선공격할 것을 윤 전 총장에게 주문한다. 정계입문 선언이 총론이라면 이제부터 분야별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여론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네거티브가 발붙이지 못하고, 토론의 광장에 나오도록 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

의혹이 불거지면 솔직담백하게 설명하고, 의연히 대처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최근 김종인 전 국힘비대위원장 등의 차기 대통령 2년 임기 후 내각제 개헌 운운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대선을 향해 헌법과 자유민주 가치 구현의 걸음을 뚜벅뚜벅 옮겨주길 바란다. 때 묻은 정치경험보다 우국충정이 더 중요하다. 상식과 공정으로 국민의 성난 파도를 잠재울 수 있는 윤석열의 리더십이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의 뜻이기도 하다. 케케묵은 흑색선전에 현혹될 국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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