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인 2021.07.07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해리

이끼도 끼고 군데군데 금 갔다꼭대기 층 한 귀퉁이는 떨어져 나갔다떨어져 나간 곳을 푸른 하늘이 채우고 있다도굴과 훼손과 유기의 질곡을온몸으로 받들고도 꼿꼿이 서 있는 것은견디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견딤으로 공을 들인 몸은 좀

깨지기도 해야 아름다웠다고난의 상흔도 보여야 미더웠다언제부턴가 온전한 것이 외려

미완이란 생각이 든다깨진 곳을 문질러 가슴에 갖다 대면온몸에서 수런거리는 상처들

이루어지는 것 드물어도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 가슴 층층에 쌓여바람 부는 폐사지에 낡아가고 있다면당신도 나도 다 탑이다

◇이해리= 경북 칠곡 출생. 1998년 사람의 문학으로 활동 시작, 평사리문학대상 수상(03년), 대구문학상 수상(20년),한국작가회의 대구부회장 역임, 현재 대구시인협회 이사. 시집: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 감잎에 쓰다, 미니멀라이프, 수성못<20년 학이사>외.

<해설> 지금 이 순간도 우리의 마음은 허공 가운데 모종의 물질을 응집시켜 형상을 만든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실체가 없는 환영에 불과하다. 무엇이 참나가 아닌지를 발견하면, 무엇이 참나인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은 순수 침묵 속에서 자신의 근원과 다른 모든 것들에 연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연계에서 생겨나오는 부드러움은 자연발생적이고 발전적이다. 긍정적인 마음과 부정적인 마음을 넘어 침묵하는 마음, 판단하지 않고 분석하지 않고 해석하지 않는 마음으로 건너가는 법을 배워야한다. 말없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는 내적 침묵을 경험한다. 정년퇴직을 하거나 지위가 낮아질 때는 큰 자아상실을 겪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먼저 자기다움을 찾아야 하다. 타인이 정한 가치가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살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울 때 일수록 밝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작은 사유의 전환이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세상은 또 한 걸음 나간다. 숙(熟)’ 자를 깊이 음미하면 의미가 무궁하다. 성인이 성인된 까닭은 ‘숙(熟)’ 한 글자에 지나지 않는다. 천지의 대덕(大德)은 춘생추살(春生秋殺)의 은위(恩威)로써 이루어진다. -성군경(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