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한국판 뉴딜 2.0 비전과 휴먼 뉴딜
[배종태 경영칼럼] 한국판 뉴딜 2.0 비전과 휴먼 뉴딜
  • 승인 2021.07.1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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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정부는 지난 7월 14일, ‘한국판 뉴딜 2.0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작년에 시작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추진 1주년을 맞이하면서, 한국판 뉴딜의 사업영역도 크게 늘리고, 사업비 규모도 160조원에서 220조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무엇보다 그간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양대 축으로 운영되던 한국판 뉴딜 사업에 ‘휴먼 뉴딜’이라는 새로운 축을 추가하여 3축 체제로 개편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휴먼 뉴딜’을 한국판 뉴딜 사업에 제3의 축으로 포함하자는 논의는 작년에 한국판 뉴딜 정책을 확정할 때에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채택되지 못했다.

그렇지만 작년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도 ‘안전망 강화’ 과제 속에 ‘인재양성과 고용·사회안전망 확충’ 등 휴먼 뉴딜 관련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휴먼 뉴딜의 세부 내용은 새롭거나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판 뉴딜 2.0’비전에 휴먼 뉴딜이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에 이어 별도의 축으로 부각되고, 그 내용이 더 확충되고 사업비도 크게 늘어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왜냐하면 한국이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여러 전략 ‘사업’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에 잘 안보이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을 키우고 사람에 투자하는 것도 시급하기 때문이다.

◇ 한국판 뉴딜 2.0의 새로운 축, 휴먼 뉴딜

이번 한국판 뉴딜 2.0 사업의 휴먼 뉴딜에서는 기존의 ‘사람투자’와 ‘고용·사회 안전망’에 추가로 ‘청년정책’과 ‘격차해소’가 포함되어 4가지 추진과제로 제시되었다. 그간의 코로나19 충격과 경제회복 과정에서 불평등과 격차가 더 심화되었다는 지적들이 많았는데, 청년층에 대한 지원과 교육·돌봄 등 여러 영역에서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 것은 시의 적절해 보인다.

특히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도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 추세에 부응하여 인적자원 육성에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은 타당하고 중요하다. 정부 계획에 의하면, 2025년까지의 한국판 뉴딜 총사업비 220조원 중 지방비와 민간투자 등을 제외한 국비는 총 160조원인데, 이 중에서 정부가 휴먼 뉴딜에 투자되는 국비가 50조원 (31%) 수준이어서 약 1/3에 해당한다. 정부가 세 축 간의 균형을 고려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뉴딜’ 정책은 미국의 경제 대공황과 같이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전략으로서 추진된 것이다. 따라서 한국판 뉴딜 2.0은 이러한 당면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비전 및 핵심 정책으로 관련 부처가 함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투입해서 만들어낸 잘 준비된 종합계획이다.



◇‘휴먼 뉴딜’사업의 진취적 추진을 기대하며

이러한 훌륭한 국가적 종합계획에도 불구하고, ‘휴먼 뉴딜’에 대해 더 큰 기대를 했던 사람들의 여망에는 이번 정부계획이 충분히 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정부는 이번 휴먼 뉴딜의 핵심을 ‘코로나 이후 심화된 불평등·격차 완화 등 포용성 강화’에 두었다. 그리고 이러한 비전에 맞게 사람투자, 고용·사회 안전망, 청년정책, 격차해소 등 4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 과제들은 모두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이다.

그렇지만 휴먼 뉴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사람들이 더욱 안전하고 존중받는 사회가 되는 것, 삶과 일에서 행복을 느끼는 가정과 일터를 만드는 것, 그리고 꿈과 품격, 문화와 역량을 가진 개인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배려하며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정부의 휴먼 뉴딜 정책은 여러 제약 조건이 있었겠지만 휴먼 뉴딜의 대상을 사람 개인으로만 본 것은 아닌가, 그리고 너무 단기적인 사업에만 초점을 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좋은 일터 만들기’ 등 일하고 싶은 기업이나 조직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대한 지원이 휴먼 뉴딜 정책 집행 과정에서 좀 더 부각이 되면 좋겠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꿈을 주고, 함께 공감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고, 더 자율성을 주고,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기업들이 많아지도록 돕는 것, 그리고 기업의 CEO들이 사업과 사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 또 가능하면 규제 등을 줄여 사업과 사람의 활력을 더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많은 사업 추진에서는 예산이 중요할 것이지만, 어떤 사업은 예산이 많이 들지는 않지만 제도 개선, 민간 참여, 문화 조성 등을 통해 좋은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일하고 싶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더 소중하며, 개인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모여서 함께 일하는 일터의 행복을 만드는 것’도 이것 못지않게 소중하다. 이제 새로운 큰 발걸음을 내딛는 휴먼 뉴딜, 나아가 한국판 뉴딜 2.0이 우리 국민 모두가 바라는 귀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이를 위해 나의 현재 상황과 위치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가를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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