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교실에서 공부하기
가상 교실에서 공부하기
  • 승인 2021.07.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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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최근 미네르바 스쿨의 학생이 자신이 미네르바 스쿨에 입학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펴낸 책이 주목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렵다는 학교라는데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합격자는 저자가 처음이란다. 2014년 서울에 미네르바 스쿨이 개교하였을 때 교육계에서 보인 놀라움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사실 미네르바 스쿨은 캠퍼스 자체가 없는 온라인 대학이기 때문에 서울에 세워진 것은 기숙사 중 하나인 셈이다. 그 당시만 해도 캠퍼스도 없는 곳이 대학이냐는 반응들도 많았다. 미네르바 스쿨의 수업은 모두 화상으로 이루어진다. 학생의 발언, 태도, 리액션 등이 기록되어 성적에 반영된다. 캠퍼스가 없으니 부동산 등의 지출 비용이 없고, 그로 인하여 학생들이 내야 할 학비도 적다. 그 당시에 시공간을 넘어서서 미래형 대학의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예전 같았더라면 화상으로 완전히 이루어지는 학습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을 테지만 코로나 시기의 교육을 지나고 나니, 충분히 공감이 간다.

코로나 이후로 우리는 교육의 방법에 대한 인식이 큰 폭으로 변화하였다. 대면수업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은 급격하게 발전하였고, 이는 학습의 문화로 이어졌다. 교과목에 대한 학습은 물론 홈 트레이닝, 제작 등 특정 장소에서만 배울 수 있다고 여겨졌던 분야에까지 온라인 형태의 수업이 시도되었다. 대구창의융합교육원에서 실시하였던 공작 수업과 같이 필요한 물건들을 각 가정에 사전에 보내고 수업하는 시스템도 생겼으며, 쌍방향 수업에서 개별지도를 강화하려는 기술적인 노력도 꾸준히 이루어졌다. 꼭 만나서 배워야만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바뀐 것이다.

메타버스 역시 코로나 이후 급성장 중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가공’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의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국내에서 가장 큰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 제페토에서는 블랙핑크가 신곡 발표와 팬 사인회도 개최하였고, 구찌, 나이키 같은 명품샵도 인기다. 몇몇 은행에서 가상세계 연수원을 열어 신입사원들의 체험형 연수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대구시교육청에서도 이번 여름에 ‘2021 중등.학교가자.com_여름캠프’를 가상교실 형태로 열었다. 메타버스에 기반을 둔 플랫폼을 통하여 게임과 같이 학생 캐릭터들이 입장하여 공부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게임 캐릭터와 같은 귀여운 아바타로 교실에 들어와서 매일 세 과목씩 학습을 한다. 학습 기록장을 작성하는 등 학습 이력도 남길 수 있고, 가상의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보물을 찾아 선물도 받는다. 여러 교실에서 운영 교사들이 가상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만나서 소통하고, 짝이나 모둠 형태의 학습도 진행한다. 코로나로 여러 장소를 다니는 자체가 위험한 상황 속에서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학습이다.

방학 전까지 우리 반 학생들도 AI기반의 수학 학습프로그램인 칸 아카데미 등을 활용하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처음에는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것 자체도 어려워했는데, 매일 조금씩 반복하면서 꽤 능숙해졌다. 더불어 학생이 자신의 수준에 따라 개별화된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체로 지금까지 교육에 사용된 AI프로그램이 이렇게 학생에게 맞춤형으로 문제를 제공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가상공간을 활용한 학습은 더욱 학습의 저변을 넓히게 된다.

우리 학교의 4학년 학생들의 경우, ‘에듀나비의 퀴즈나비’를 이용하여 캐릭터로 변한 아이들이 문제풀이 방에서 퀴즈쇼를 열어본 적이 있는데, 너무 반응이 좋았다. 퀴즈나비는 가상공간에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활용하여 퀴즈를 풀 수 있는 대구시교육청의 서비스다. 만약 우리학교와 똑같은 모습의 가상공간이 생겨서 아이들이 학교 곳곳을 게임 캐릭터와 같이 다니면서, 서로 학습하고 활동한다면 아이들이 너무나 큰 관심을 가지고 가상의 학교활동을 할 것 같다.

다만 이러한 형태의 수업 운영에 있어서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학습이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방향도 지속적으로 연구될 필요가 있다. ‘재미있다’는 접근성 측면을 넘어서서 유의미한 학습을 이뤄내기 위한 교사의 방법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더불어 일선 학교에까지도 확장되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가상공간에서의 효과적인 학습, 발전적인 방향에 대한 노력이 이어진다면 코로나로 발생한 교육적 격차를 해소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 아이들이 앞으로 평생학습자로 자라나는데 큰 발판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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