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수성못5
낮달 -수성못5
  • 승인 2021.07.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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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하다 해서
엷어질 수 없는 사람아
곧 사라질 걸 안다 해서
지워질 수 없는 사람아
빛을 잃었기에 더 아련하게
그리운 사람아
어쩌다 먼 길 돌아와
흰 이슬 가을바람 서성이는
내 방문 앞 추녀 끝에
창백한 얼굴로 떴다가
나도 안 보고 가려 하는가

◇이해리= 경북 칠곡 출생. 1998년 사람의 문학으로 활동 시작, 평사리문학대상 수상(03년), 대구문학상 수상(20년),한국작가회의 대구부회장 역임, 현재 대구시인협회 이사. 시집: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 감잎에 쓰다, 미니멀라이프, 수성못<20년 학이사>외.

<해설> 산이든 강이든 광야든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은 아무 곳에도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나이며 모든 것들로부터 나 자신과 분리할 수 없다. 부정의 길과 긍정의 길은 서로 다르지 않으며 같은 목적지에 이른다. 추구의 여정에서 하나는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끝까지 가지 않는 것일 뿐이다.

꽃은 언젠가 지지만 밤하늘의 별은 낮에도 떠 있다. 꽃은 변하지만 별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은 별과 같이 혼자서도 빛날 수 있을 때, 꽃처럼 피어나 향기를 낼 수 있다. 그 향기는 다른 누구보다도 바로 자신이 깊게 들이마실 수 있는 가장 짙은 행복이다. 이는 변하지 않을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사랑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이지만 사람은 자기 그릇만큼 밖에는 담지 못한다. 사랑은 자신이 경험한 세상의 전부이고, 그 세상은 자기 그릇만큼의 크기다.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자신의 그릇에 담긴 사랑만으로 충분하다. 인간은 자신의 그릇에 담긴 운명적으로 주어진 영혼의 사랑에 만족해야 한다.

세상은 절대적 사고, 이분법적 사고를 강요하고 우리는 그것에 익숙한 채로 삶을 살아내고 때로는 그것으로 무한한 고통을 받으며 살아간다. 사랑은 흑백논리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거나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고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순 없다. 어느 누구도 인간을 불완전한 대상으로 평가할 권리가 없다. 피부색깔,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인간은 모두 하나의 완전한 실체이다. 인간은 누구나 온전한 하나의 사랑 우주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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