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가산산성마을] 귀촌 1번지이자 청정 여행지…핫플레이스 ‘칠곡의 섬’
[칠곡 가산산성마을] 귀촌 1번지이자 청정 여행지…핫플레이스 ‘칠곡의 섬’
  • 배수경
  • 승인 2021.07.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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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대구 인접한 산간지대
2017년 15년 만에 도로 개통 전
해발 700m 모래재 이용해 통행
낮은 접근성 덕 오지 자연 유지
북창저수지~가산바위 둘레길
팔공산 푸른 능선 감상하기 ‘딱’
 
가산산성마을전경
칠곡군에서 가장 오지로 불리며 육지 속의 섬처럼 여겨지던 가산산성마을은 이제는 대구와 인접한 청정지역으로 알려지며 최고의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왼쪽으로 폐교된 동창분교를 리모델링한 가산산성전원휴양센터가 보인다.
전영호기자

2021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칠곡가산산성마을 

‘谷’, 우리말로 풀이하면 골짜기다. 우리 국토는 70%가 산지다. 농경시대에 우리 조상들은 대부분 산골짝에 기대어 살았다. 양지바른 곳에 옹기종기 초가집을 지었다. 완만한 곳에는 축대를 쌓고, 흙을 메워 다랭이논을 만들었다. 비탈진 곳은 돌을 들어내고 밭으로 일구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그 손바닥만 한 땅에 얼굴을 박고 살았다. 소망은 오직 하나였다. 자식들 배를 굶기지 않는 것. 혹자들은 심산유곡이라고 점잖게 말했지만 하루라도 빨리 그 골짜기를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곳을 벗어나면 어디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6·70년대 산업화의 물결이 깊은 산골마을까지 손짓을 했다. 너도나도 꿈을 안고 떠나갔다. 지긋지긋한 산골 살림과의 안녕이었다. 덜컹거리는 트럭에 세간살이를 싣고 떠났다. 영문도 모르고 뒤따르던 아이들도 신이 났다. 이농행렬은 끝없이 이어졌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났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이농행렬의 끝에 섰던 아이들이 장년이 되어서 돌아오기 시작했다. 베이비부머들이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귀농·귀촌행렬이다. 세월이 바뀌고 세상이 변했다. 지긋지긋해 떠났던 산골은 이제 청정지역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삶이 불편했던 오지(奧地)는 이제 쾌적한 곳이라면서 들어와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즐긴다.

곡4리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다. 하나의 마을 이름이 아니다. 팔공산 서편 끝자락 가산산성 아래에 있는 네 개 마을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바로 칠곡군 가산면 가산1·2리와 응추,용수리를 말한다. 곡4리는 칠곡군에서 가장 오지로 불리는 곳이다. 4개의 ‘행정리’에 자연부락이 22개나 된다. 해발 360~450m의 산간지대에 흩어져 있다. 칠곡군에 속해 있지만 칠곡군 지역에서 마을로 바로 들어가는 길도 없었다. 바로 가는 길은 해발 7백m에 이르는 모래재를 넘어야 했다. 어쩔 수 없이 10여 km를 돌아 군위군을 거쳐서 들어갔다. 육지 속의 섬처럼 여겨진 곳이다. 모래재를 넘는 도로가 공사를 시작한지 15년 만인 2017년에 개통됐다. 워낙 산세가 험한 난공사 구간이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불편한 도로 덕분에 청정한 자연환경을 간직할 수 있었다. 생활의 불편함이 오히려 보물이 되었다. 이제는 대구와 인접한 청정지역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최고의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고 있다.
 

마을이야기-산성마을전원휴양센터
체험객들을 위한 숙박시설과 풋살경기장, 세미나실, 캠핌장 등을 갖춘 가산산성전원휴양센터 전경

즐길거리·먹거리 풍성
동창분교 전원휴양센터로 탄생
인성학교 지정 마을 활성화 기여
올해 6월 잔디 심은 캠핑장 개장
감자·사과 등 농산물 수확 재미
오븐으로 굽는 떡 만들기도 인기

이곳에 가산산성전원휴양센터(위원장 우창길)가 있다. 폐교된 동창분교를 리모델링해 설립했다. 2009년 ‘농어촌 종합개발사업 대상지구’로 선정되면서 정비사업을 추진해 2013년 가산산성마을 전원휴양센터를 준공했다. 4개 마을 주민들이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다. 농어촌인성학교로도 지정되었다. 체험객들을 위한 숙박시설과 풋살경기장, 세미나실, 취사장, 캠핑장, 샤워장, 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중에서 금년 6월에 개장한 캠핑장이 눈길을 끈다. 천연잔디가 심겨진 운동장을 캠핑장으로 전환했다. 잔디캠핑장이라 어린이들이 맨발로도 뛰고 놀 수 있는 친환경적 캠핑장이다. 잔디캠핑장은 전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폭우나 폭설 등 기상이 악화되면 센터의 숙박시설을 무료로 제공한다. 따라서 날씨와 상관없이 사계절 이용할 수 있다. 금년 연말까지는 ‘전 국민 파워UP 프로젝트’에 따라 50%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마을이야기-사과따기
사과따기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 전원휴양센터 제공

가족단위나 단체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도 있다. 감자나 고구마 캐기, 사과 따기 등의 농산물 수확체험을 할 수 있다. 유치원생들의 단체체험과 가족단위 체험객이 많다. 농산물 수확을 통하여 농부들의 노고와 먹거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사과따기 체험을 통해서는 가을의 풍성함도 느낄 수 있다. 5천㎡의 사과따기 체험장은 센터에서 임차해 마을 주민들이 열매솎기와 풀베기 등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
 
마을이야기-찰떡
LA찰떡.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이색적인 떡으로 인기가 높다.

떡메치기와 고추장 만들기 등 음식체험도 있다. 모든 체험이 흥미롭지만 ‘LA찰떡만들기’라는 이색적인 체험도 있다. 솥에서 찌는 떡이 아니라 오븐에서 굽는 떡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해 떡인지 빵인지 구분이 어렵다. LA교민들이 고국의 음식이 그리워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우유에 찹쌀과 호두와 밤, 호박씨, 아몬드 등 견과류를 넣고 반죽해 오븐에서 35~40분 정도 구우면 완성된다. 체험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3.4일이 지나도 굳지 않는다. 2018년에 경남지역의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을 받고 체험을 시작했다.
 

마을이야기2-저수지
팔공산 둘레길 중간에서 만날 수 있는 북창저수지. 상류에 오염원이 전혀 없는 명경지수 그 자체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속살을 보고 싶다면 팔공산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마을에서 북창저수지를 거쳐 가산바위로 이어진다. 둘레길 중간에서 만나는 북창저수지는 명경지수다. 상류에 오염원이 전혀없다. 집도 없고 논밭도 없다. 오염원 제로의 저수지다. 마을의 자랑거리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우창길 위원장은 “단연 뷰”라면서 “팔공산에서 가산산성으로 이어지는 푸른 능선과 용바위와 유선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뷰 일번지”라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박병철기자·홍상철수필가

 

<우리 마을은>
 

마을이야기-인터뷰
우창길 산성마을전원휴양센터 위원장

 

"외부 도움 없이 홀로서기 가능한 마을로"...우창길 산성마을전원휴양센터 위원장 

“제가 이곳 동창초등학교 12회 졸업생입니다. 18살에 무작정 객지로 나갔다가 52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연어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듯이 저에게도 고향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 위원장(사진)은 이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의 농사일을 거들다가 무작정 대구로 나갔다. 계획도 없었고, 부르는 사람도 없었다. 오직 하나 이 산골을 벗어나고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무작정 떠난 타향살이는 만만찮았다. 대구를 거쳐 창원에서 자리를 잡았다. 운전을 시작으로 조선소 근무까지 온갖 일을 다 했었다. 말년에는 운수업을 경영하기도 했었다. “수구초심이라는 말처럼 나이가 들면서 고향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면서 “어린 시절에는 무작정 떠났지만, 다시 돌아올 때는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을 했다”고 했다.

고향에 돌아와서는 크지는 않지만 벼와 아로니아를 재배했다. 고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가산산성마을전원휴양센터가 운영된다는 것을 알고 참여했다.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체험활동을 추진하고 주변 환경정비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과따기 체험을 위해 5천㎡ 사과과수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한 센터의 활동을 외부에 알리고 체험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2019년 주민들의 추천에 의하여 운영위원장에 취임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자립이었다. 외부의 지원없이 자체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재정의 자립화를 도모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연중 수입이 발생하는 캠핑장 조성에 나섰다. 주변의 수려한 경관과 천연잔디 운동장을 캠핑장으로 활용하자고 했다. 자체 자금이 부족해 칠곡군에 지원을 요청해 14면의 캠핑장이 만들어졌다.

우 위원장은 스스로 마을 일군임을 자처한다. 틈만 나면 센터의 잔디를 깎고, 주변 환경정비를 한다. 체험장에 대한 소독작업도 위원장의 몫이 되었다. 앞으로는 다목적 회관을 건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1층은 식당과 농산물 판매장, 2층에는 카페를 만들 것이다”면서 “이를 통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농산물도 판매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우 위원장은 말한다.

이것 역시 센터의 완전한 자립을 위한 구상이라고 했다.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들의 열정과 노력을 볼 때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가산산성1
가산산성.

<가볼만한 곳>

◇가산산성

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국방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축성한 산성이다. 팔공산 서쪽의 가산(901m)를 중심으로 퇴메식과 포곡식이 혼합된 형태의 산성이다. 그 길이가 11km에 이르는 큰 규모의 산성이다.

경상도 관찰사 이명웅의 건의에 의하여 1640년 내성이 완공되었고 이어서 100년에 걸쳐 외성과 중성이 완공된 삼중성이다. 성안에 21개의 우물과 9개의 저수지가 있어 방어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로 이어지는 영남대로를 끼고 있어 적의 진격을 막을 수 있는 최적의 요새로 평가 받는다. 가산산성을 ‘영남제일관방’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관방은 요새를 의미한다. 당시 가산산성에 내외첩장령군관 182명을 비롯해 총 5,597명의 병력이 주둔한 것으로 보아 규모와 위상을 알 수 있다.

가산산성이 축성되면서 성주목에 속해있던 팔거현이 칠곡도호부로 승격됐다. 이후 180년 동안 산성 안에 도호부를 두고 행정과 군사업무를 총괄했었다. 산성 안에 행정기관인 도호부가 설치된 곳은 가산산성이 유일하다. 사적 제216호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는 대구광역시 등 인근 주민들의 등산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진남문에서 가산바위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완만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금년 7월에 문화재청이 국가명승지로 지정 예고한 가산바위는 도선국사와 철우에 대한 전설을 품고 있다. 270㎡에 이르는 바위 정상에는 수 백 명이 앉을 수 있다. 이곳은 대구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천연 망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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