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으로 힐링할 수 있는 날은
백신으로 힐링할 수 있는 날은
  • 승인 2021.07.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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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대구시의사회 정책이사
오랫동안 꼭 붙어 있었던 직장에서 떠났다. 인연을 이어가려고 근처에서 개업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안 해보았던 일을 시작하다 보니 몸무게가 줄어들었다. 결정의 순간이 될 때마다 호흡을 가다듬는다. 함께 할 직원을 뽑고 머리 맞대어 의논하며 미래를 상상한다. 아무리 어려운 시간이더라도 흐르고 나면 익숙해지지 않겠는가. 어서 모두 평화로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되길 꿈꾸어 본다.

코로나 19(COVID-19), 그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여름 휴가철 사람의 이동이 많고 전파력 센 델타 변이 확산이 한 몫 더한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연장되었고 풍선효과로 먼 지역에서도 확산하니 비수도권 전체를 3단계로 일괄 격상하는 방안이라고 한다. 게다가 4단계 조치인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까지 적용하는 것도 거론된다는 소식이다. 모임과 약속, 여행과 이동은 줄이고 집에 있어 달라는 당부다.

더운 여름, 세상은 온통 백신 이슈로 더 뜨겁다. 그렇게도 자랑하던 k 방역이 어찌 이렇게 되었는지. 빈 깡통 소리만 요란하다. 수없이 들어 모든 이들이 익숙한 백신, 그것은 과연 누가 처음 개발했을까. 영국인 의사 에드워드 제너다. 그는 18세기 말에 획기적인 발견을 하였다. 당시 우유 안에는 ‘소의 천연두’ 인 ‘우두’가 유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특이점은 이 ‘우두’에 걸린 사람들은 사람이 걸리는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천연두에 걸린 사람의 고름을 추출해 건강한 사람에게 주입하여 인위적으로 우두에 걸리도록 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천연두보다도 우두가 ’병의 증상‘이 가벼워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우두에 걸린 사람은 천연두라는 병이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것이 제너가 백신의 역사를 쓸 수 있게 된 혁신이었다.

코로나 19가 세계를 지배한 지도 벌써 두 해가 지나간다. 백신으로 무조건 벗어나야 할 순간이다. 백신은 접종받을 때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다. 100% 안전한 백신은 없다. 백신은 병의 무서움으로 치자면, 죽어도 되지 않아도 될 사람들, 고통 받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도록 하고 죽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백신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백신으로 감염증 대책 한다고 하더라도 1년, 2년으로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백신을 2020년 12월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도 어쩌면 제너의 발견처럼 경이적이고 혁신적인 사건이다. 접종률이 전 인구의 60%, 70%라고 하는 나라가 있지만, 1%, 2%라고 말하는 나라도 있기 때문에 접종률을 올려 어쨌든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만들어나가는 게 우리의 임무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백신 접종 속도가 올라가지 않자 불만을 느낀 사람들이 백신을 빨리 맞기 위해 미국 여행을 준비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때맞추어 한 여행사에서는 안전한 여름휴가를 위한 백신 접종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소규모 인원으로 안전하게 여름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백신 접종 안내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상품이란다.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자가 격리가 면제되는 여행지로 휴가를 떠날 수 있고 여행지에서는 화이자, 얀센 등 자신이 원하는 백신 종류를 선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유롭게 관광코스와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니.

해외는 백신 수량이 여유로워 관광객에게도 무료로 접종을 진행하는 상황이지만, 국내는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여러 부작용에도 원하는 백신을 선택해 맞을 수 없고 가끔 절망적인 상황도 연출된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 직접 해외여행을 기획하고 백신 접종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을 기획한 여행사의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먹히나 보다. 백신 접종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접종 전후에 필요한 지원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잘 준비하여 만일의 사태에 꼭 대비를 잘해야 하리라.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불의의 사태에 대비는 해야 하니까.

평소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하던 한 지인은 예방접종이 너무 두려워했다. 접종센터에 가서 담당 의사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니 그러면 다음에 맞으라는 권유를 듣고서 안심하고 돌아왔단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자신이 다니던 수업에서 동료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 아무도 그와 한 공간에 있으려 하지 않으며 확진자 취급을 한다며 하소연을 한다.

우리 모두 백신으로 힐링할 수 있는 그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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