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질 높은 공연 생산 가능한 판 만들어 재정 자립도 높인다"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질 높은 공연 생산 가능한 판 만들어 재정 자립도 높인다"
  • 황인옥
  • 승인 2021.07.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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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주인이 되는 극장
8월 말 공연장 좌석 122석 추가
음악 명료도·잔향 시간 등 개선
1층 좌석당 50만원 기부 이벤트
이름 부착·기획공연 할인 혜택
극장에 대한 지속적 관심 유도
 
대구오페라하우스전경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다시-공사중인오페라하우스
공사 중인 객석 전경.

(재)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올해로 개관 18주년을 맞았다. 인간의 성장주기로 치면 청소년기의 막바지이자 성인을 코앞에 둔 시기다. 이는 곧 ‘제2의 도약’이라는 시기적 과제와 맞물려 있다. 때맞춰 대대적인 객석 교체 공사와 자막교체, 음향 효과 개선 등의 시설 리노베이션 소식이 들려오고, 공연장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간 외에도 주말에 간간이 공연이 진행되고, 올해부터는 매 주말마다 공연을 하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새로운 변화들은 2019년 10월 부임한 박인건 대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는 지난 1년 8개월간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변화의 선봉에 서 있다. 최근에 그를 만나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변화를 위한 노력들을 들었다.

 

박인건 대표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오페라축제의 다변화를 예고했다.

◇ 객석 교체와 객석 수 증가로 공연장 경쟁력 확보

지난 18년간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수많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며 대구시민들의 수준높은 문화향유의 장으로 기능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설 노후화는 피할 수 없었고, 시설 보수는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공연장 시설에서 핵심은 무대와 객석이다. 하지만 2년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19로 사태와 맞물린 예산 문제로 대대적인 보수보다 객석 교체 공사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7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8월 하순 정도면 공사는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공사로 기존의 1,480석은 1,602석으로 거듭나게 된다. 객석 교체 공사는 객석 수 증가 외에도 잔향의 질이나 음악 명료도도 함께 개선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잔향시간이 기존의 1.3초에서 1.49초로 길어지고, 음악 명료도는 4.15㏈에서 2.50㏈로 개선된다. 자막스크린도 이번 기회에 교체되어 가독성을 높일 예정이며, 건물 외벽 페인트 시공도 병행해 건물 외관도 산뜻하게 변화한다.

이번 공사로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장의 경쟁력은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대표는 “시설 보수 공사를 계획할 때 무대 보수로 기울었는데 내가 객석 교체 의견을 냈다. 객석이 늘어나야 공연장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무대보다 객석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밝혔다.

무대보다 객석을 우선순위에 둔 배경에는 대관율이 있다. 기존의 1,480석으로 대형 뮤지컬 공연 대관에 한계를 노출했던 것. 박 대표는 “전체 수익의 30%선에 머물고 있는 대관율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며 “1,602석으로 객석수가 늘어나면 명실공이 대구 최고의 공연장으로 거듭나게 되고, 대관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 시민 공연장 위한 객석 기부활동 추진

이번 객석교체에는 대구시민에게 객석 기부 기회를 제공하는 ‘객석 기부’ 이벤트도 진행된다. 새롭게 교체되는 객석 중 1층 360석을 대상으로 기부자를 모집하고 있다. 좌석당 50만원의 기부금을 지불하면, 기부자의 성명을 명판에 새겨 좌석에 부착하며, 기부의 뜻을 기리게 된다. 360석 총 기부액은 1억 8천만원이다. 기부액 상한제를 두지는 않지만 보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객석 명판 부착은 1인 4좌석으로 제한된다.

기부자에게는 기획공연 할인판매(20%), 기부자 대상 특별음악회 초청 등의 예우가 추가된다. 물론 기부금영수증 발행으로 세액공제혜택도 받게 된다. 박 대표는 “내 임기 안에 360석에 기부자 이름을 새길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객석 기부’에는 두 가지의 취지가 담겼다. 첫째는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가치 실현 기회 제공’이며 두 번째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새로운 관객층 개발’이다. 객석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이 부착된 기부자는 품격 있는 공연장의 일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되고, 그 자부심은 오페라하우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새로운 관객층으로 흡수되게 된다는 논리다. “객석 기부자가 늘어날수록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시민의 극장이 될 것이다.”

◇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 오케스트라 체제 도입

박 대표는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 이후 영입된 첫 외부 인사다. 그동안 지역의 눈으로만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객관적인 눈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현주소를 진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는 “국내에 서양음악이 들어온 지 100년이 넘었지만 국내에서 오페라전용극장으로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유일하다”고 진단했다.

“예술의전당이 오페라전용극장을 표방했지만 복합공연장을 지향하고 있고, 국립오페라단도 전용홀이 없어 공연 때마다 홀을 빌린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여년간 오페라전용 극장의 정체성을 지켜오며 대한민국 유일한 오페라전용극장으로서의 위상을 보여 왔다.”

박 대표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표면적으로는 오페라전용극장의 위상을 자랑하지만 내실 경영에 있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그 근거로 상주 오케스트라 미보유, 낮은 공연장 가동률 등을 들었다.

박 대표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기반 조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대구시와 이 문제들을 협의 중에 있다고 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때 오케스트라 반주를 전담하고 있는 디오 오케스트라를 완전한 상주 형태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상주 오케스트라로 위상을 만들겠다는 것. 이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도 맞물려 있다.

 

국내 유일 오페라전용극장 위상 제고
축제 예산 늘릴 수 있는 상황 아냐
亞 작품 초청 등 프로그램 다변화
수익금, 대구시로 반납되는 상황
직접 사용 가능하도록 市와 협의
대관율 높여 수익성 개선 매진

◇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내실 위한 다양한 시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운영하는 핵심 콘텐츠는 대구오페라축제다. 올해로 벌써 18회째를 맞았지만 국제적인 규모의 축제로 인정받기에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예산이나 자체 제작 역량 등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축제 예산이 국립오페라단 작품 한 건의 제작비 수준을 조금 웃도는 정도에 그치고 있고, 제작 인력도 외부 인력 참여 비율이 적지않다.

박 대표는 대구시 예산 규모로 축제예산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선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으로 프로그램 다변화에 주목했다. 축제 초청오페라단 중에서 유럽 오페라단 일색에서 벗어나 미국이나 아시아 오페라에도 눈을 돌리겠다는 것.

“일본이나 중국, 홍콩, 몽골의 오페라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그들을 축제에 초청할 경우 예산 절감효과를 가져오고, 축제 프로그램의 다변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제2도약을 위한 방안으로 박 대표는 극장 가동율 제고를 언급했다. 겨울인 1월부터 3월, 여름인 7월부터 8월까지의 비수기를 제외하고 1년에 100회 이상의 공연을 올려야 공연장의 수익성을 한 단계 높일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객석교체 공사가 끝나면 오페라 공연과 함께 갈라콘서트, 대관 등 다양한 공연이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를 달구게 된다.

“가동율은 돈이다. 극장이 수익성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박 대표가 수익성 제고를 자신있게 언급하는 데는 자체 수익금 사용 체제를 새롭게 수립한 배경이 있다. 그는 올해부터 오페라하우스 자체 수익금을 오페라하우스 예산으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대구시와 협의하고 있다. “이제 돈을 열심히 벌면 작품 제작에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박 대표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그 중 재단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인재육성을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산 감독 중심의 오페라 제작 시스템을 확장해서 재단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스템으로의 변화를 시도한다.

이와 함께 미래인재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객석 기부로 거둬들인 수익금으로 젊을 작곡가들과 연출가, 스텝 등에게 투자해 그들에게 작품을 제작하게 하고, 공연도 올리게 할 계획이다.

◇ 올해 축제 방향성

올해 축제는 대구시립예술단이 화합하는 원년으로 방향타를 잡았다. 지금까지 한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의 협업을 이끌어 냈고, 이들이 축제기간 동안 함께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를 무대에 올리게 된다.

박 대표는 “매해 축제 때마다 시립예술단의 협업 공연을 무대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시립예술단이 받게 되는 개런티가 대구시로 반납되는 기존의 개런티 운영 시스템의 개선을 대구시와 협의 중에 있다. “오페라축제 참여 개런티를 대구시에 반납하지 않고 단원들에게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개런티 문제가 해결되면 시립예술단의 활동무대 확장과 예술단 간의 화합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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