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과 Z 그리고 ESG
M과 Z 그리고 ESG
  • 승인 2021.08.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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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왜 MZ세대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M과 Z는 엄연히 다른데." 2002년생 Z세대 아들의 말이다. 아들은 M세대와 Z세대는 특성이 확연히 다르다며 'MZ세대'를 하나의 묶음으로 두고 마케팅을 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M세대는 1982년에서 1996년에 출생한 이들로 82년생의 경우 서른 아홉으로 곧 마흔이다. 반면 Z세대는 1997년부터 201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다. 가장 어린 Z세대가 열한 살로 이제 막 10대가 되었다. 마케팅에 관심이 없어도 서른아홉과 열한 살은 확연히 다르다. 당연히 이들을 한 그룹으로 묶는 것이 그리 당연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Z세대는 어떻게 M세대와 다른 걸까? Z세대는 한때 신세대라 불렸던 X세대의 자녀들로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자본주의적이다. 각종 포털에서 정의한 내용을 요약하면 Z세대는 밀레니얼세대보다 공정 담론과 정치 문제에 더 민감한 세대이며, 디지털 네이티브이다. 유튜브나 틱톡에서 자신을 과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메타버스 가상공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또 취향과 경험 소비를 중시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 트렌드를 주도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미닝아웃(Meaning out) 하는 세대다. 소비를 할 때 신념(Meanung)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데,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기능 가격 등을 고려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든 기업이나 소유주의 환경, 윤리, 사회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고려해 소비한다. 기업이 ESG에 적극적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적(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약자다. 기업이 눈앞의 이윤만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영에 접목한 것으로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의미한 CSR와는 개념이 다르다. 다시 말하자면 ESG는 뼛속부터 '착한 기업'이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할 때 '얼마를 창출하였느냐'보다 '어떻게 창출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Z세대의 기준과 부합하는 부분이다.

이미 많은 대기업들이 ESG경영으로 전환했고, ESG와 관련된 다양한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협업을 시작했다. ESG경영을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이 환경 분야인 까닭에 많은 기업이 '친환경' 실천에 적극적인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다. 테슬라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태양광 패널 공장을 만들어 재생에너지를 개발한다. 또 개인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솔라 패널을 설치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출력용지 절감 프로젝트도 친환경 사례 중 하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차원 설계 자동화 솔루션 도입과 함께 태국에서도 준공서류를 출력물이 아닌 디지털 파일로 전달하기로 발주처와 합의했다. 태국에서의 진행한 프로젝트로 A4용지 약 1,000만 장을 절감하게 되었으니 나무 1,000그루를 살린 셈이다.

친환경이 전부는 아니다.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또한 ESG 사례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 덕분에 그동안 유료로 사용했던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고, QR코드 기술도 코로나19 방역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는 KB국민카드와 함께 AI와 빅데이터에 의한 상권분석을 진행하고 소상공인들에게 매장 주변의 상권, 유동인구, 매출, 경쟁 점포, 업계 트렌드 등 주변 상권 정보를 제공한다. KT의 '목소리 찾기'라는 프로젝트도 빼놓을 수 없다. 음성으로 소통하기 힘든 선천적 청각장애인이나 후천적으로 목소리를 잃은 장애인의 목소리를 '개인화 음성 합성 기술(P-TTS)'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로 청각장애인들의 음성 소통을 돕고 있다. 오비맥주의 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에너지바나 커피 프랜차이즈의 다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과 회수도 눈에 띈다. 무라벨 음료냐, 플라스틱 회수 서비스 등 많은 기업이 ESG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Z세대는 이러한 기업에 호감으로 그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물론 세대론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X세대라 불리며 변화를 요구했던 그때처럼 당연히 바뀌어야 하는 변화들이 Z세대의 성향에 힘입어 좀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변화이자 실천이다. 얼마나 빨리 착한 기업으로 바꾸어 나갈 것인지, 얼마나 지속해서 착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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