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대출·집값·물가’잡기 시동
한은 ‘가계대출·집값·물가’잡기 시동
  • 김주오
  • 승인 2021.08.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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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5→0.75% 인상
코로나발 초저금리 시대 마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완화적 통화정책의 부작용으로 솟은 가계대출, 집값, 물가 등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26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관련기사 참고)

이같은 결정은 코로나19로 지난해 역(-)성장까지 경험한 경기는 이제 ‘초저금리’의 지원이 필요 없을 만큼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한은의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를 보면 6월 말 기준 가계 신용(빚) 잔액(1천805조9천억원)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경제 규모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 등과 함께 가계신용도 분기마다 기록을 경신하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지만, 작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77조9천억원이 늘었는데, 이 증가 폭 역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집값 급등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주택(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17% 올라 6월(1.04%)보다 오히려 상승 폭이 커졌다. 2008년 6월(1.80%)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주열 총재는 7월 금통위 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여러 방법을 통해 집값을 평가한 결과,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우리가 문제 삼는 건 이런 가격 상승이 부채 증가와 밀접히 연결됐다는 점이다. 차입에 따른 자산 투자가 상당히 많은 점도 다른 나라와 대비된다”고 우려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도 2% 넘을 수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로 4개월 연속 2%를 웃돌았다. 1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도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오름세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2.0%)를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래 인플레이션 압력도 큰 편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는 향후 경기에 대한 한은의 긍정적 시각도 반영됐다. 7월 초 이후 약 두 달 가까이 코로나19 4차 유행과 강화된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제 회복세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시중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0.9% 뒷걸음질한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이미 지난 1분기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한은은 올해 4.0%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도 7월 신용카드 승인액(14조517억원)은 6월보다 2.3%, 작년 같은 달보다 7% 늘어 내수 회복세가 이어졌다. 백신 접종 확대와 온라인 구매 증가 등이 소비 위축을 막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금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9%나 늘었고, 4차 대유행 속에서도 7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4만 명 이상 증가했다.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도 제조업 업황 BSI(95)는 7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지만,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81)은 오히려 2포인트 높아졌다. 일부 서비스업이 휴가철 특수 등을 누렸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집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34조9천억원 규모의 2차 추경(추가경정예산)도 경기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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