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균형발전의 시대적 과제
국가 균형발전의 시대적 과제
  • 승인 2021.09.05 2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재일 영남이공대학교 여행·항공마스터과 교수
국가 균형 발전의 사전적 의미는 지역 발전의 기회균등과 발전 역량을 증진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도모하여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다. 한국은 2003년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등 국가 균형 발전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역대 정부에서 시행한 지역 균형 발전의 수많은 논의와 정책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수도권과 지방의 지역 불균형의 격차가 갈수록 커져 회복 불능 상태에 이르고 있다. 세계의 어느 국가나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돈, 권력, 일자리 등 모든 분야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광역도시조차 인구가 감소하는 기현상을 보인다. 2020년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국 228개 지자체 중 약 46%인 105개 지역이 소멸 위기에 놓여있으며 대다수가 비수도권 지역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서울·경기·인천으로 통칭하는 수도권은 한국의 국토 면적 중 11.8%를 차지하고 있지만 수도권 인구는 2020년 전체 인구 대비 50.2%를 차지하며 매년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은 100대 기업 본사의 95%,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본사의 73.6%가 위치하고 전국 20대 대학 80%, 의료기관 51%, 정부 투자기관 90%, 예금의 70%가 몰려 있다. 이처럼 수도권 과밀화 현상은 역으로 지방의 산업 경쟁력 저하와 인구 감소로 나타나 비수도권 지역의 공동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수도권 비대화의 다양한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자리와 교육이다. 대기업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이 양질의 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우수한 인프라가 구축된 부가가치 높은 소비시장을 가진 수도권을 선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이는 지방의 인재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리게 하여 지방의 인구는 줄어들고 수도권은 포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청년들의 수도권 이주로 지방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등 인구구성에도 영향을 미쳐 지방의 초고령사회를 재촉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은 지방에 위치하는 대학들마저 위기로 내몰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돈, 권력, 일자리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니 지방의 청년들이 지방대학을 기피하고 수도권으로 몰리는 것이다.

2021년 지방대학의 정원 미달사태는 지방대학교의 위기를 가속화 하여 종국에는 폐교 도미노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 2021년 2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발표에 따르면 2021학년도 신입생 추가모집은 4년제 대학 2만 6천129명 가운데 91.4%인 2만3천889명이 비수도권 대학이며 지방의 전문대학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또한, 2000년 이후 폐교된 전국의 18개의 대학교 중 17곳이 비수도권으로 향후 문을 닫는 지방대학교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지방에서 대학은 경제ㆍ문화ㆍ복지 등 지역사회 생활의 중심으로 대학의 붕괴는 지역 경제 위축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지역사회 공동화로 귀착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수도권 집중 현상을 부르는 악순환을 낳는다.

교육부 진로정책과장을 지낸 문승태 순천대 교수는 지역 균형 발전의 대책으로 “지역에 사람이 모여들게 하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하며 수도권 인구 분산 정책이 왜 실패했는지 진단하여 지역의 일자리와 교육시스템의 안정화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수도권에 몰려있는 기업들이 지방으로 분산될 수 있도록 정부가 세금 면제를 비롯한 강력한 혜택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참여정부 이래 역대 정부는 144조 원을 투입하여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였으며 153개 정부 기관을 전국 10개 혁신도시와 지방으로 이전하였다. 하지만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만으로 지방의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며 민간 기업, 주요 정부 기관, 교육기관이 함께 이동하는 근본적 대책을 강구 하여야 균형 발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소멸의 근본적 원인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자연적 감소뿐만 아니라 수도권 쏠림의 사회적 감소가 더 큰 문제라는 비판 역시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감사원이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극심한 사회적 경쟁에 시달리며 혼인과 출산을 늦추거나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수도권에 거주할수록 청년의 경제적 불안, 사회적 경쟁 등이 심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출 산율이 낮다”라는 조사의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는 교육·일자리·주거 등과 연계된 국가 균형 발전의 필요와 출산율 제고의 해법을 제시하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들은 주택가격 폭등, 양육, 사교육비 등의 경제적 부담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지방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일자리 부족으로 인구가 급감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가 균형 발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적 국가정책 과제로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 관계를 유지하며 격차를 해소할 대안 마련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의 미래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