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분도, 임현락 작가展
갤러리분도, 임현락 작가展
  • 황인옥
  • 승인 2021.09.07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초 수묵’·‘나무들 서다’ 연작
암 수술 후 느낀 감정 고스란히
임현락작-바람이일다
임현락 작 ‘바람이 일다’

(사)박동준기념사업회는 갤러리분도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작가들을 초대하는 ‘Homage to 박동준’ 두 번째 전시에 임현락 작가를 초대한다. (사)박동준기념사업회는 박동준 선생 작고 후 지금까지 사옥 3층의 갤러리분도에서 매년 ‘박동준상’(격년제로 패션과 미술 부문) 수상 작가를 선정해 신작전을 열고, 그룹전 ‘Cacophony’를 통해 화단에 갓 발을 디디는 신진작가들을 프로모션했다. 또 지역 중진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는 전시도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고 박동준을 기리는 기획의 연장에 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임현락은 독창적인 수묵의 변용으로 중앙화단에서 주목받아 왔다. 갤러리분도와 그의 인연은 특별하다. 2005년 경북대 한국화과 교수로 부임해 대구를 거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화가로서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던 곳이다.

그는 2006년 봄, 수묵화의 전통을 실험적·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작가들로 구성된 그룹전시 ‘자연의 숨결, 생명을 노래함’에 참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2007년과 2015년에 이곳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는 ‘1초 수묵’ 연작, ‘나무들 서다’ 연작 등을 소개한다. 2000년 대장암 수술,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또다시 암수술을 받고 회복한 임현락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대신 삶을 보다 달관하고 관조할 줄 아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이런 삶의 태도는 이번 전시에서 많은 것을 들어내고 본질만 추구하여 이전보다 훨씬 여유로운 수묵의 유희들로 드러낸다.

작품 ‘1초 수묵’ 연작은 작가가 언젠가 한 육상선수의 100미터 달리기 기록을 보며 착안한 작품이다. ‘1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움직인 신체의 거리가 10미터를 휠씬 넘었다. 우리는 이 삶을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사람과 풍경을 만나고 사건을 겪는가, 그는 획이 내포한 순간성에 주목하여 ‘1초’라는 시간적 개념을 행위의 조건으로 설정하여 극히 한정된 시공간의 밀도 속에 자신을 몰입시키고,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하였다. 작가는 찰나와 영원의 접점을 추구했던 ‘1초 수묵’ 연작의 한 획이 움직이는 흐름을 이끌며 수묵의 본질인 생명의 기운을 화폭 위로 뿜어내기 직전, 집중과 긴장으로 일 순간 화석이 되어버린 시간의 멈춤, 즉 순간의 확장에 대한 경험으로 안내한다.

2000년에 그가 대장암 수술을 마치고 평창에서 요양하던 겨울에 탄생했던 ‘나무들 서다’ 연작에서는 칼바람을 이겨내는 나무 둥지를 통해 치열한 창조 에너지를 표상했다.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또다시 암수술을 받고 회복한 임현락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대신 삶을 보다 달관하고 관조할 줄 아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이는 고 박동준 선생과 마찬가지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작가에게 더욱 확고한 믿음이 다져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임현락의 작업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영상도 소개된다. 평면에 국한되어 발전해온 한국 전통회화를 설치물로 만들고 퍼포먼스와 영상을 가미하여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열정을 할애해 온 임 작가의 작업 과정들을 기록한 영상이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