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내부로 번지는 尹의혹…이준석 '비단주머니' 꺼내나
野 내부로 번지는 尹의혹…이준석 '비단주머니' 꺼내나
  • 이창준
  • 승인 2021.09.0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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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의혹 국면이 미궁으로 빠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처지가 곤혹스러워지는 형국이다.

애초 이번 의혹의 핵심은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야당에 사주했느냐’와, 그 과정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개입했느냐’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 고발 과정에 당이 연루된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 역시 파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법률자문위원이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고발장을 작성할 때 썼던 초안이 지난해 4월 김웅 의원이 대검에서 받아 전달했다는 의혹의 고발장과 판박이라는 점도 악재다.

당내에서 ‘윤석열 리스크’가 ‘국민의힘 리스크’가 돼버렸다는 탄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의혹의 실체와 무관하게 적전분열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윤 전 총장이 1위를 달리는 주자인 만큼 다른 대권 주자들은 고발 사주 의혹을 계기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 한 방송에서 “자칫 당이 당할 수도 있는데 경선 기간에 당이 특정 후보를 위해 나서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장성민 전 의원은 9일 SNS에서 “당이 윤 전 총장의 리스크를 속전속결로 정리하라”며 “윤이 중요한가? 정권교체가 중요한가?”라고 출당조치를 압박했다.

하태경 의원은 SNS에서 윤 전 총장의 ‘인터넷 매체 비하’에 대해 “자신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면서 언론을 메이저와 마이너로 갈라치기 했다. 사과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경쟁에 반사 이익을 보려는 공격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원 전 지사는 “누가 최종 주자로 뽑히더라도 힘을 합쳐 정권 교체를 이뤄내야 하기에 섣부른 내부 공격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이 코너에 몰린 만큼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이날 “여권의 공세로 당이 수세인 상황에서는 이를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혹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윤 전 총장 측도 당을 향해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여권의 마타도어에 당이 부화뇌동하면 지도부도 당내에서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 김병민 대변인도 전날 한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가 공언했던 비단주머니 3개를 곧 꺼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하면 여권의 공세를 돌파할 계책을 제공하겠다며 이 대표가 언급했던 ‘비단주머니’를 상기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날 김재원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공명선거단을 구성하며 본격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공명선거단 산하에는 검증특위가 꾸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대응이 특위의 지상과제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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