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만든 K자형 양극화] (2)산업, 대기업은 실적파티, 자영업은 고사위기…매출 쏠림 심화
[코로나가 만든 K자형 양극화] (2)산업, 대기업은 실적파티, 자영업은 고사위기…매출 쏠림 심화
  • 곽동훈
  • 승인 2021.09.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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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물량이 늘며 수출 호황을 맞은 대기업(왼쪽 위)과 코로나 악재에 공장 매매가 늘어난 지역공단 모습이 대비된다.

코로나 몸살에 시달리고 있는 산업계 현장에서도 특정 기업으로의 매출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반면 한국 경제 뿌리인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허덕이며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금리 인상, ESG경영 여력 등 추가 악재까지 예상돼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더 커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500개 기업 중 절반
상반기 매출 총 1천127조
1년만에 100조 고속 성장
영업이익도 100조원 돌파
코로나 사태 전보다 65% ↑
IT·전자업 21% 최다 증가

◇풍부한 유동성…대기업만 배불렀다

최근 기업들이 내 놓은 2분기 실적 발표에는 유독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단어가 많았다. IT·자동차·가전·철강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관련 대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 놓았다.

지난달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전날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55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상반기 매출 총액은 1천127조4천21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천20조9천783억원) 대비 10.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속에서 실적 감소를 지켜봐야 했던 기업들이 1년 만에 100조원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특히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105조1천318억원을 기록하며 ‘100조원’을 넘겼다. 작년 상반기(51조6천145조원)보다 수익을 2배 이상으로 불린 것이면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상반기에 비해서도 65% 가량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 매출은 IT·전기전자 업종이 지난해 상반기 185조5천440억원에서 올해 225조7천940억원으로 40조2천500억원(21.7%) 늘어 증가액이 가장 컸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확산과 집콕·펜트업 수요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반도체·가전·IT 업계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집콕족이 증가하면서 렌탈가전 업체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웨이는 분기 매출액이 9천억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SK매직 역시 2·4분기 매출액 2천754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수요가 풍부하면 공급자는 늘어나기 마련. 렌탈가전 수요가 급증세를 타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렌탈가전 경쟁에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시장 조사업체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외형과 수익면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인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다수의 업종들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57% “휴폐업 고민”
올 3월 금융 대출잔액 832조
1년 전보다 18%나 불어나
부채 연착륙 방안 마련 시급
금리 인상에 빚 부담 더 커져
中企는 ESG 경영 여력 부족


◇대출잔액 840조...中企·소상공인 침체 늪으로

반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는 여전히 코로나19에 따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자영업자의 대출 의존도가 증가하면서 기약 없는 생존 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소상공인 중 57.3%가 휴·폐업을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달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현재 전체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약 832조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32조(18.8%)나 불어났다. 이와 함께 지난 4~6월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이 9조3천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6월 기준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40조원을 훌쩍 넘겼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 발발 이전 1년간은 10% 증가했으나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한 작년 3월 이후 1년간 20% 가까운 급증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대기업 부채가 7%, 중소기업 부채는 12.8%, 가계부채가 9.5% 각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자영업자의 부채 증가는 단연 압도적이다.

빚이 있는 자영업자를 소득 5분위로 구분했을 때 1분위(하위 20%)와 2분위(하위 40%)의 대출 증가율은 각각 26%와 22.8%로 3분위(17.7%), 4분위(11.6%)를 크게 상회했다. 5분위 대출 증가율은 19.7%였으나 이들은 소득 수준이 높아 상환 능력에서 1분위와 비교할 수 없다.

무엇보다 단기적인 손실보상뿐만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과도한 부채의 연착륙 방안 마련도 급해졌다. 이미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지난 1년 6개월 새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대출 금리도 뒤따라 올라 소상공인들의 빚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대기업은 좋아지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는 되레 더 나빠지는 K자형 회복의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 등 위기 대응을 위한 지속 가능한 경영 방식인 환경·사회·지배(ESG) 경영이 전세계적으로 필수적 경영 방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지만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 ESG경영이란 ‘언감생심’에 가깝다.

선진국들은 각종 법, 규제, 민간 협약 등을 통해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자국에 연결된 공급망 전반에 있어 ESG의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끝>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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