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재개관한 쇼움갤러리 김수현 관장 “국내 블루칩 작가전 지속적으로 열 것”
확장 재개관한 쇼움갤러리 김수현 관장 “국내 블루칩 작가전 지속적으로 열 것”
  • 황인옥
  • 승인 2021.09.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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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김창열·하종현·박서보展
작가별 독립공간서 대형작 선봬
국내외 유명 작가들 초청 계획
김수현-쇼움갤러리관장
확장 재개관을 알리며 우리나라 블루칩 작가들의 전시를 이어가는 갤러리를 만들겠다는 김수현 쇼움갤러리 관장이 쇼움갤러리에 전시된 김창열 화백의 300호 대형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는 말에 주눅이 든다면, ‘늙어간다’는 증거다. 김수현(55) 쇼움갤러리 관장의 사회적 나이를 추론하자면, 그는 아직 청춘이다. 50대 중반을 넘긴 그에게 청춘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까 싶지만, 도전을 향한 김 관장의 맹렬한 기세를 간파하면 수긍하게 된다. 51세에 예술행정으로 석사과정을 시작해 올해 6월에 문화인류학으로 박사 과정을 졸업한 그가 오는 10월에 생존하는 우리나라 단색화 1세대 최고 작가들의 기획전으로 쇼움갤러리 확장 재개관을 알렸다.

그가 “이제 공부는 그만하고 지금까지 배운 이론과 지식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갤러리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상기된 목소리도 한 마디를 덧붙였다. “조용하게 미술 분야의 행보를 이어온 지난 10년에 이별을 고하고, 이제부터 미술전문가이자 갤러리스트로서의 행보를 본격화 하고자 한다.”

쇼움갤러리는 최근에 확장 공사를 마치고 대규모 갤러리로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건물 지하부터 6층까지 총 6개 층을 갤러리로 운영한다. 총 면적은 1,322m²다.

오는 10월에 열릴 확장개관전은 그야말로 블록버스터급이다. 김창열, 하종현, 박서보 등 한국 단색화 1세대 중 최고의 작가 3인전을 연다. 작품의 규모나 수준에서 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김 관장은 “3인전이지만 여느 개인전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작가마다 독립된 공간에서 대형 작품 위주로 전시를 열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단색화 1세대 작가 3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으니, 관람자에게는 1석 3조가 된다.

확장개관전은 향후 쇼움갤러리의 전시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쇼움갤러리의 첫 번째 지향점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갤러리를 만드는 것이다. 쇼움의 자부심은 향후 초대될 작가들의 면면에서 드러난다. 김창열, 박서보, 하종현에 이어 오세열, 유근택 등 핫한 한국 단색화 1세대의 전시와 대세 작가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현대 작가 하태임의 개인전도 기획 중이다.

김 관장은 “당분간은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들 위주로 전시를 이어가고, 향후 세계적인 작가들도 초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관장이 역점을 기울이는 또 하나의 지향점은 문화예술을 함께 향유하고 소통하는 문턱이 낮은 갤러리다. 그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갤러리를 추구한다. 갤러리 내에 마련된 라운지는 그의 의지가 표현된 공간이다. 2층 전시장 창쪽에 관람자의 휴식 공간인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김 대표는 “평소에 전시장을 다니며 느꼈던 바람을 라운지 공간에 담아냈다”고 밝혔다.

“작품은 서서도 보고 앉아서 느긋하게 볼 수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작품을 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 라운지 공간에서 그런 감상을 할 수 있으며, 더불어 휴식도 취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사실 김 관장은 치과 경영원장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대구의 대형 치과병원 경영원장으로 오랫동안 일했다. 미술에 대한 관심은 29세에 그룹스타디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으로 독일에 잠시 머물면서 시작됐다. 난생 처음 체험해 보는 유럽 문화와 예술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면서 미술에 눈을 뜨게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예술의 가치와 중요성을 발견하게 되면서 미술에 대한 심취는 더욱 깊어갔다.

“미술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대상 너머에 마음을 사로잡는 사유의 세계가 있다. 그런 마법 같은 힘에 이끌렸다.”

미술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하면서 일찍부터 자녀들에게도 문화와 예술의 품격을 맛보게 하고 싶었다. 그런 교육철학에 따라 문화와 예술에 대한 기본상식을 자녀들에게 직접 교육하기 시작했다. 교육을 위해 스스로 미술사를 공부해야 했고, 자녀들과 루브르 미술관 대영박물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들을 섭렵하고 다녔다. “아이들을 위한 문화와 미술교육이었지만 내가 더 깊이 빠져들어 갔다.”

미술에 대한 시야를 본격적으로 넓힌 계기는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체 오너 부부들을 중심으로 하는 예술모임에 들어가면서다. 그 모임을 통해 음악과 미술 등의 예술적 식견을 넓힐 수 있었고, 문화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여세를 몰아 10년 전부터 아프리카 프리미티비즘한 예술에 매료되어 2016년 쇼나 조각으로 오픈했고, 그 후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으로 갤러리스트 활동을 본격화했다.

“예술모임을 하면서 문화를 향유 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그 인맥들이 향후 쇼움갤러리 운영의 초석이 될 것이다.” 그런 그가 “쇼움갤러리를 통해 작가와 컬렉터, 관람객들에게 혼신을 다해 문화예술 향유에 혼을 불어 넣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가 좋아하는 작가 역시 작품에 혼을 담아내는 작가다. “50년이나 100년 후에도 미술사적으로 이름을 남길 사람은 시류나 인기에 영합하는 작가보다 묵묵히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작가가 될 것이다. 나 역시 진심과 철학을 쇼움갤러리에 담아내며, 오래토록 사랑받는 갤러리를 만들어 가겠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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