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윤리위에 의해 감금된 작가
조직이 원하는 글을 쓰게 될까…
언론 자유 탄압 문제에 질문 던져
인류사에서 권력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려 했던 건 셀 수 없이 많았던 일이고 자연스러운 본성이기도 하다. 나오키상, 에도가와 란포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요미우리문학상 등을 휩쓸며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저자는 이러한 권력의 언론 자유 통제 성향을 예리하고도 현실적으로 포착했다.
소설은 전체주의 국가일수록 정부가 공식 편제상 사법기관이나 검열 기관을 통하는 대신 광적인 지지자들을 대중으로 포장해 언론인과 예술인 등을 압박하게 유도함으로써 두려움 속에 ‘자기 검열’을 하도록 만든다는 특성을 잘 드러낸다. 소설의 주인공은 소아 성애증을 소재로 한 소설을 펴낸 작가 마쓰. 그는 어느 날 ‘자칭’ 문예윤리위원회라는 조직에 의해 휴대전화와 인터넷도 차단된 바닷가 한 건물에 감금된다.
위어린이 성애증을 소재로 작품을 발표한 작가 마쓰는 문예윤리위원회라고 자칭하는 조직으로부터 소환장을 받고 휴대전화도 인터넷도 되지 않는 어느 바닷가의 격리된 건물에 감금된다. 위원회가 밝힌 감금의 이유는,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남자들을 등장시키는 소설 속 장면을 마땅치 않게 여긴 독자들의 고발이 있었기 때문.
문예윤리위원회의 요구는 간단했다. 누구라도 공감할 아름다운 이야기만 쓰라는 것. 이에 대한 반론은 허용하지 않으며 반항하면 감금 기간이 늘어난다. 외설, 폭력, 범죄, 체제비판이 담긴 글을 쓰던 작가들은 이곳에 갇혀 형편없는 취급을 받지만 위원회가 원하는 글을 쓰면 처우가 달라진다. 갱생과 투쟁의 갈림길에 선 마쓰의 운명은 과연 무엇일까.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