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해소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의혹 해소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 승인 2021.10.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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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행정학 박사
20대 대통령선거가 불과 5개월여를 앞두고 여·야가 대선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경선에 돌입한 가운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사건이 불거져 나왔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민관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한 소수인으로 구성된 민간업체가 단기간에 천문학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어떤 특혜가 주어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의심할 수 있다. 이는 최근 데일리안의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9%는 ‘특혜가 의심된다’고 답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은 성남시가 100% 출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성남의 뜰’과 함께 성남시 대장동 일대 92만㎡에 5903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여권 대선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사업이다. 이 지사는 이 사업을 민간업자가 개발이익 전체를 가져가는 것을 막고, 성남시가 1,800여억 원의 배당과 함께 총 5,503억 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공 이익 환수 사업으로 자랑하였다. 그러나 민간 개발업자인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이 사업으로 4,040억 원의 배당 수익과 3,000억 원이 넘는 분양 수익을 올렸고, 심지어 천화동인 1호의 경우에는 불과 1억465만원을 출자해 1,208억 원의 수익을 얻는 등 상식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는 수익으로 인해 각종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그 특혜 의혹은 개발사업의 사업설계를 자신이 했다고 해 온 현재 여권 대선후보 1위인 이재명 지사에게로 향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동안 특정 개발 사업에 있어 소수의 특정세력이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도록 된 사업설계 이면에는 무언가 어떤 형태로던 유착이 있어 왔다는 경험(?)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역시 “엄청난 이권 사업에 한 푼도 안 챙겼을 리가 있겠냐는 의심이 저를 공격한다며 단언하지만 1원도 받은 일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또한 여당내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는 사업설계 이후 개발이익이 오른 것은 정부정책의 잘못으로 땅 값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 공교롭게도 이 지사의 선거법위반 사건에서 무죄로 대선출마의 걸림돌을 없애 준 대법원 판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법관이 이 사업의 민간참여업체인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활동한 사실이 밝혀졌고, 이 지사의 ‘측근이다 아니다’ 라고 논란이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는 등 그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야당인 국민의 힘에서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또한 공격하는 과정에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하였고, 상식을 뛰어 넘은 퇴직금을 받았다는 것이 밝혀지자 그 진위를 밝히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의원직을 사퇴시키는 등 강수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 측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야권의 특별검사나 국정감사 요구에 “수사가 진행되면 얼마든지 수사를 받겠지만 특검과 국감 요구는 반대한다”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현 정부에서는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잇따른 부동산정책의 실패와 이로 인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거의 패닉상태에 빠져 있는 국민들의 반감이라는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자기 진영을 보호하기 위한 설전과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는 등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어 말 그대로 점입가경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확증편향(確證偏向)’성이 있다. 지난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이 회자되었고, 결국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영어의 몸이 되었다. 우리 국민은 또 다시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이 회자 되고 있다.

이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여권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대선 후보가 될 가망성이 가장 높다. 만약 이 지사가 여당의 대선후보가 된다면 우리는 또다시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국가의 미래에 관한 비전보다는 대장동 개발의 특혜의혹에 관한 논란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 불 보듯이 뻔한 실정이다. 이런 논란은 국가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적 아노미에 빠지게 만든다. 의혹 해소를 위한 이 지사의 결단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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