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선거 결과에 승복해야 큰 인물이 된다
아쉬운 선거 결과에 승복해야 큰 인물이 된다
  • 승인 2021.10.1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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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 박사
내년 3월 9일에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후보 선출 문제로 여야 모두 시끄럽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8일 대선후보 2차 예비경선을 통과한 4강으로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을 결정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본경선에선 지역 순회 토론 6차례, 일대일 맞수 토론 3차례, 종합 토론 1차례 등 10차례 토론을 개최하며, 1·2차 예비 경선과 달리 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후보를 가린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광주·전북·전남을 시작으로 진행된 지역 순회 토론은 오는 31일 서울·인천·경기 토론회까지 이어지며, 종합 토론은 31일 열릴 예정이다. 최종 투표 결과는 컨벤션 효과를 위해 11월 5일 한 번에 공개한다고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최종 후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결정하였다. 그러나 이낙연 후보측이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정세균·김두관이 얻은 2만 8142표 무효처리와 관련해 이의신청함으로써 후폭풍이 더 세게 불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장동 스캔들의 여파로 28.30% 득표에 그쳐 62.37%를 얻은 이낙연 전 대표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지만, 누적 투표율이 50.29%로 이낙연 후보(39.14%) 보다 11.15%포인트 높게 나타나 최종 후보로 선출되었다. 특히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승한 이낙연 후보측에서 보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 선거가 되었다.

이에따라 이낙연 후보측에서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첫째, 무효표에 대한 당헌당규에 대한 해석이다. 민주당 특별 당규 제59조 1항을 보면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되어 있다. 이낙연 후보측은 "공직선거법상 대선·총선 등에서 투표 이후 후보를 사퇴할 경우 유효표로 처리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이 사퇴하기 이전까지 득표한 것은 유효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무효표를 총 투표수에 포함시키면 실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50.29%가 아니라 과반에 못미치는 49.32%이므로 결선 투표를 주장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측은 민주당 특별 당규에 따라야 하며, "2002년 2007년 등 경선 때도 같은 방식으로 무효표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 대표도 이낙연 후보측이 중도사퇴자 표의 무효처리를 두고 이의제기를 한 것과 관련해 "선관위원들이 전원 일치로 당헌당규에 따라 무효표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이 났다. 한번 이미 결론이 난 것을 다시 거론한다는 법률적 절차는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도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후보에게 원칙을 지켜야 한다면서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였다.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이재명 후보의 중도사퇴 문제이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 보면 어렵게 대장동 스캔들을 넘고 본선에 올랐지만 '내부의 입'이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다. 이낙연 후보 대선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부터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결정적 제보가 있었으며, "이재명 지사가 대장동에 연루돼 있다는 말을 들었다" 고 했다. 또한 그는 "이재명 후보는 대장도 이외에도 전과 부분도 있고, 스캔들 부분도 있다." 면서 이재명 후보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흠결을 지적하면서 중도 낙마할 가능성을 비쳤다. 시중에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무난하게 대통령 선거를 치룰 수 있을 것인냐 하는 우려섞인 소문도 유포되고 있지만, 그런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판단할 문제인 것 같다.

앞으로 대장동 스캔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오리무중이지만 대장동을 제외한 이재명 지사가 갖고 있는 흠결은 이미 공개되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식 선거과정을 통해 뽑은 이재명 후보를 교체할 수 있는 명분은 약한 것 같다. 이낙연 후보 캠프측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이재명 지사의 아킬레스건인 대장동 문제를 부각했으면 역전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승부는 결정 났기 때문에 아쉽지만 깨끗하게 승복했으면 실리와 명분을 얻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라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비록 전투에서 패한 장수라 해도 명분을 잃지 않는다면 기사회생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깨끗한 승복이 오히려 대인배 다운 모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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