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흥미진진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윤덕우 칼럼] 흥미진진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
  • 승인 2021.10.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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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편집국장
윤석열이냐 홍준표냐?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윤·홍 양측은 경선 본선 시간이 다가올수록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확실한 지지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물론 노선을 분명히 한 의원들조차 노심초사하게 지켜보고 있다. ‘어대윤(어차피 대선 후보는 윤석열)’을 외치는 지지자들과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지지자들도 같은 심정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측은 대세론을 굳히며 최종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외연확장’으로 상승세를 타고있다는 홍준표 의원측은 반전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앞두고 윤석열과 홍준표 각 진영 간의 인재 영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최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홍준표 의원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여망 앞에 ‘확실한 정권 교체’를 통한 ‘정치 교체’를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확실한 정권 교체를 위한 선택”이라며 홍준표 의원 지지 이유를 말했다. 2차 예비 경선 때까지 최 전 원장을 도왔던 김선동 전 의원도 홍 의원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합류했다. 경선 초반 “줄세우기를 하지 않겠다”며 부인 이순삼 여사에게 후원회장을 맡긴 홍준표 의원은 비교적 소규모 캠프진을 꾸리고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확장세가 만만치 않다. 경선 경쟁자였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 이어 최 전 원장을 연달아 영입하며 윤 후보와 차별점으로 확장성을 과시하는 모양새다. 이언주 전 의원을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같은 날 국민의힘 5선의 주호영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윤상현(4선),조해진(3선)창녕), 초선 이종성 (비례대표) 등 3명의 현역 의원도 영입했다. 홍 의원이 최 전 원장을 영입한데 대한 맞불 성격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을 찾아 주 의원이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사실을 발표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었다”는 표현을 썼다. 주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막고 정권교체를 이룰 국민의힘 필승 후보는 윤석열이라고 확신한다”며 “무너져버린 헌법 가치와 법치주의를 바로잡고 대한민국을 청소할 수 있는 사람은 ‘일기당천(一騎當千)’의 윤석열뿐”이라고 화답했다. 주호영 의원은 홍준표 의원과 사법시험(24회) 동기로 각각 대구수성갑과 수성을 선거구를 마주보고 있다. 주 의원의 전폭적인 윤 전 총장 지지선언은 홍 의원으로서는 크나큰 타격이다. 서울에서 주호영 의원과 윤 전 총장이 같은 아파트 아래·위층에 거주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두 사람은 1990년대 중반 대구에서 각각 판사와 검사로 근무하며 인연을 맺은 뒤 친분을 이어왔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의 ‘국민캠프’는 이미 매머드급이다. 직함을 가진 참모가 250명에 육박하고 전·현직 국회의원만 70명에 달한다.

‘어대윤’이냐, ‘무야홍’이냐를 둘러싼 대세론의 향방은 다음 달 5일 약 50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당심(黨心)’에 달려있다. 당심 30%를 반영한 2차 컷오프 당시 투표권을 가진 당원이 38만명이었다. 그러나 본경선에선 50만명으로 늘어나고 당원투표 반영비율도 50%로 확대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6월 당대표 선거 당시 투표권을 가진 당원은 28만여명이었지만 이준석 체제가 들어선 뒤 당원 배가운동으로 넉달간 투표권을 가진 신규 당원이 22만명이나 늘었다. 신규 당원 가운데는 20~40대 비중이 크게 늘어 기존 50대 이상 중장년층, 영남지역으로의 쏠림이 심했던 당세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본선에서 득표율 예측이 힘든 이유다. 특히 신규 당원의 상당수가 조직을 통한 지역 당협이 아닌 온라인으로 자발적 가입이 많아 ‘조직표’가 이번 대선 경선에선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각 캠프는 견강부회식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하고 있다. 그동안 당심에서 강세를 보였던 윤 전 총장 측은 신규 당원의 표도 대체로 흡수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충청·강원지역 당원이 증가한 점도 충청대망론을 앞세운 윤 전 총장의 득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홍 의원 측은 신규 당원 가운데 20~40대가 크게 늘어 젊은층 지지세가 강화되고 있는 자신들에게 더욱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민심의 향방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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