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 승인 2021.10.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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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은 강혜지

산다는 것은
비슷비슷한 되풀이만 같다
하루세끼 먹는 일과
자고 일어나는 동작
출퇴근의 규칙적인 시간관념 속에서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온다

때로는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면서
또는, 후회를 하고 새로운 결심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노상 그 날이 그 날 같은
타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시작도 끝도 없이 흘러간다

이와 같은 반복만이
인생의 전부라면
우리는 나머지 허락 받은
세월을 반납하고서라도
도중에서 뛰어내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안으로 유심히 살펴보면
결코 그 날이 그 날일 수 없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또한,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란
다행히도 그 자리에 가만히
놓여있는 가구가 아니며
앉은자리에서만 맴돌도록 만들어진
시계 바늘도 아니다.

끝없이
변화하면서 생성되는 것이
생명현상이므로 개인의 의지를 담은
노력 여하에 따라 그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 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단 하루도 버릴 날이 없고 금쪽같은 날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이 글을 읽었다. 시인의 차분한 타이름을 행간을 나눠가며 읽게 되는 아침, 고요히 되짚어 보니 어제와 오늘은 기온부터 별로 달라진 건 없다. 거울을 보니 얼굴 역시도 그렇고 움직이는 행동반경 역시 별다른 변화가 없다.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칫 가볍고, 무의미하게 보낼 생각을 할 것은 뻔 한일. 시인은 먼저 겪고 깨달은 것을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알려 주고 있다. 단순한 경고보다 더 새겨 읽어지는 비결은 무얼까. -정소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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