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와 정권유지
정권교체와 정권유지
  • 승인 2021.10.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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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주간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직후인 10월 11~12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자는 58%, 정권유지를 원하는 응답자는 38%로 나타났다. 당선을 희망하는 정당 후보는 민주당 36%, 국민의힘 35%라고 응답하고 있다. 대장동 사건에 특검을 주장하는 국민이 73%나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 홈페이지 참조)
어느 때보다 민심의 변동 굴곡이 심한 것 같다. 국민들의 정치적 욕구에 여·야가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중요한 명제다. 청와대와 호흡을 같이 하는 집권 여당은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최선의 수단 방법을 찾으려 할 것이다. 반면 야당은 과반이 넘는 국민들의 정권교체 호응에 힘입어 대선 전략을 면밀히 짜야 할 입장에 있다.

하지만 근간 정치권의 정치행태를 보면 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아주 족하다. 정권교체를 말하면서도 온통 정치적 자기성취에 신경을 쓰는 야권의 정치인들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흔쾌치 못하다. 민주당은 이재명 지사를 여당 후보자로 확정지웠다. 객관적으로 보면 민주당에서는 다소 경쟁은 있었지만 후보자 상호 간 다툼이나 갈등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다르게 보인다. 예비후보자들이 지나치리만큼 작은 결점까지 들추고 사사건건 문제화시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치 않게 한다. 선거 때마다 있는 일이지만 보통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자질구레한 상대방 흠 파기에 별로 관심이 없다. 선거는 으레 그런 것이라는 정치문화에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야당 후보자가 갖추어야 할 필요충분조건 읽기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대선 후보자로서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연구·고심하면서 참신한 대안을 내놓아야 함에도 이에 못 미치고 있다. ‘국민의힘’과 후보자들은 알고 있는가. 정권교체를 바라는 다수의 국민들은 누가 최종 후보자가 되든 정권만 바뀌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내 주변 사람들의 말을 종합하면 제1야당의 1,2위 주자인 윤석열, 홍준표 예비후보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개인적 욕구를 너무 강조하지 말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상호 페어플레이 하면서 오로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주기를 바라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상대방에 대해 조잡스런 헐뜯기 같은 짓은 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존경받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작금의 정치적 상황을 보자. 온 나라를 들끓게 하는 대장동 사건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지사는 윤석열 전 총장, 홍준표 의원을 앞서거나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한마디로 당이나 후보자가 정권을 바꾸기 위한 확실한 비전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최종 후보자가 나올 때까지 몇 차례 TV토론을 지켜봐야 하는데 채널을 돌려버리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저어된다. 국민들이 야당의 정치적 행태에 지친다면 정권교체는 멀어진다. 한 배를 탄 후보자가 토론을 마치고 악수를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행여 야당 대선 후보자들이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민심을 믿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민심은 떠날 것이다. 이재명 도지사가 야당 대선 후보자로 낙점된 후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받았다. 예상했듯이 그는 거침없는 말솜씨로 야당 의원의 질문에 당당하게 맞섰고 겸손하면서도 오만했다. 대장동 개발을 통하여 경기도 재정을 크게 늘렸다는 주장을 강조하면서 국민들이 갖는 여러 의혹들은 모두 ‘국민의힘’ 탓으로 돌렸다. 국정감사를 대선 후보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분위기로 바꾸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대장동 사건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날지 알 수 없지만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의문의 구름이 한참 동안 걷히지 않을 것이다.

야당으로서는 지금이 호기다. ‘국민의힘’은 국민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다양한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지난 4·7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했으니 잘 될 것이라고 믿고 싶겠지만 대선은 호락호락한 선거가 아니다. 정권을 뺐느냐 뺏기느냐의 기로에서 민주당은 결사적일 것이다. 대선 전략에 야당이 밀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야당이 진정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꼼꼼히 파악하여 선거전략을 세우고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똘똘 뭉쳐야 할 것이다. 여당도 정권 연장을 원한다면 국민들의 속마음을 잘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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