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선’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향년 89세
‘첫 직선’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향년 89세
  • 장성환
  • 승인 2021.10.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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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과 12·12 군사 쿠데타
5공 2인자로 본격 정치 행보
3金 분열에 87년 대통령 당선
‘12·12 단죄’ 퇴임 후 수감도
노태우전대통령사망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태우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향년 89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그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직선제로 선출된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참고)

노 전 대통령은 이날 건강 악화로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이송돼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그는 지난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연희동 자택에서 요양해 왔다. 특히 지병으로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과 천식까지 앓아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32년 12월 4일 경북 달성군 공산면 신용리(현 대구 동구 신용동)에서 면 서기였던 아버지 노병수 씨와 어머니 김태향 씨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공산초·대구공업중·경북고·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6·25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

그는 육사 11기 동기생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하나회’에 참여해 육군 9사단장으로 복무하던 1979년 12월 12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 쿠데타 성공으로 신군부의 2인자로 떠오른 노 전 대통령은 수도경비사령관·보안사령관을 거친 뒤 대장으로 예편해 정무2장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초대 체육부 장관·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12대 국회의원·민주정의당 대표를 거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의 행보를 밟아나갔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10일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당시 6월 민주화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져 야당으로의 정권 교체 가능성도 높았지만 ‘3김’으로 불렸던 김영삼 통일민주당·김대중 평화민주당·김종필 신민주공화당 대선 후보의 분열로 첫 직선제 대통령에 선출됐다.

그는 전두환 정권의 간선제 호헌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하자 직선제 개헌을 약속하는 ‘6·29 선언’ 전격 발표로 이른바 ‘1987년 체제’를 탄생시켰다. 김대중 사면복권, 시국사범 석방 등을 담은 ‘6·29 선언’은 6월 민주화 항쟁에 따른 항복 성격이 강했지만 민주주의를 수용한 온건 군부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국민 통합·북방 외교·남북 관계 개선을 기치로 내건 노 전 대통령은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88 서울올림픽 개최, 옛 소련·중국과의 공식 수교 등의 성과로 외교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주의 정착도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그는 대통령 당선 이후 1990년에 민정당과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 3당 합당을 통해 ‘여대야소’로 재편했다. 5공화국 청산 차원에서 전 전 대통령을 백담사로 귀향보내기도 했다.

퇴임 이후에는 12·12 사태 주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수천억 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전 전 대통령과 함께 수감돼 법원에서 징역 17년형과 추징금 2천600억여 원을 선고받았다. 1997년 12월 퇴임을 앞둔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지만 오랫동안 추징금 미납 논란에 시달리다가 지난 2013년 9월에야 뒤늦게 완납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소영, 아들 재헌이 있다. 소영 씨와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위다.

장성환기자 newsman90@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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