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자영업자가 소생(蘇生)하려면
[박명호 경영칼럼] 자영업자가 소생(蘇生)하려면
  • 승인 2021.11.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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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며칠 전 황당한 모바일 메시지를 받았다. ‘경영안정지원금·이차보전금지원’신청대상이니 마감일 이전에 신청하라는 안내문이었다. 내용인즉, 정부의 지원에서 제외된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취약계층, 소상공인의 경영과 안정을 위해 융자금의 이자를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분명 잘못 전달된 메시지겠지만, 과연 정부가 판단하는 취약계층의 기준은 뭘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생계를 위해 대리운전과 같은 부업전선에 뛰어든 이들도 많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경기가 다소 풀리고는 있다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썰렁하다. 정부의 손실보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가, 지난주 중반부터 방역상황도 급속히 나빠졌다. 연일 3천 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위중증 환자도 급증했다. 많은 이들이 위드코로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정부의 방역조치로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을 소생시킬 방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자 수가 무려 55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그 규모가 거대하여 그리 쉽지가 않다. 최근 대선후보들은 ‘음식점 총량제’나 ‘50조원 손실보상’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지만 오히려 자영업자의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강하다. 더구나 지금까지 정부의 자영업자 정책은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영업자의 문제를 ‘자율과 자립’이 아닌 ‘보호와 지원’이 중심이 되는 정책으로 해결하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는 지역경제의 뿌리다. 이 뿌리가 튼튼해야 나라경제가 견실하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지나치게 관대한 지원정책으로 오히려 이들의 체질을 더욱 허약하게 만들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자율과 경쟁’ 여건을 강화하는 것이 정책적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현장의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절실하다.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보아야만 정책의 실효성이 나타난다. 나아가 정책집행기관들은 자영업자들과 ‘함께’ 애로요인을 찾아내어 선제적으로 해결해주는 서비스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에게도 새로운 경영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들의 경영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인프라의 구축이 긴요하다. 제도화된 교육시스템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 프랜차이즈의 경우에는 본부의 체계화된 교육제도를 통해 가맹 자영업자들에게 경영지식을 교육할 수 있다. 하지만 독립 자영업자들에게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는 곳은 없다. 지자체가 이들의 교육 수요를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 그럴 때 자영업자들은 창의적 비즈니스를 펼치고 자유롭게 주도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이해, 영업전략, 자금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관련 법규의 이해도 긴요하다. 하지만 고객과의 신뢰구축과 사업자의 정신과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자의 사명과 임무가 비즈니스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그들의 경영이념을 자신의 생각과 노력으로 실현해야 한다. 타인이나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게 되면 그 성과는 결국 무위로 돌아가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독립성과 자발성이야말로 모든 개인과 조직의 성공 관건이다.

자영업자들은 시장정보, 자금력, 영업기법 등 모든 면에서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하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장점은 있다. 시장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고, 재빨리,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미래 환경에 발맞추어 사업의 변신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단골고객들과의 긴밀하고 수평적인 인간적 교류도 가능하다. 이로써 고객의 마음을 읽고 진정 원하는 것을 제공해서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된다.

자영업자들은 지역사회에 가장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를 지역주민이라는 고객들과 ‘함께’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컨대 지역밀착, 고객밀착이 최선의 전략이다. 지역주민이라는 ‘사람’의 가치를 깊이 고민하여 그들과 우정을 다지고 꿈을 ‘함께’ 이루어나가야 한다. 판매 전략이나 전술이 장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라는 ‘사람’의 가치를 비즈니스에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고객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이 담겨있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우리나라의 자영업을 소생시킬 묘책은 뭘까.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나에게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단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은 문제를 정의하는 것에 사용하고, 나머지 5분은 그 문제를 푸는 데 쓸 것이다.” 쉽게 찾은 해답은 오답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은 자영업자와 ‘함께’ 자영업의 근본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여, 자영업자들이 소생할 수 있는 바른 정책을 하루속히 구현해야 한다.

이로써 ‘K팝’처럼 세계가 부러워할 한국형 자영업의 모델, 소위 ‘K자영업’의 출현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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