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회투자도시, 자랑스런 대구!
[기고]사회투자도시, 자랑스런 대구!
  • 채영택
  • 승인 2021.11.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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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표-회장
김석표 대구사회복지사협회장
수년 전 대구시장으로 당선된 지 몇 달 되지 않은 권영진 시장께서 사회복지사들의 워크숍에 참석한 일을 기억한다. 강연 후 질의 시간에 사회복지사 한 명이 자기소개와 함께 “저는 시장님을 찍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하였다. 그때 권영진 시장은 “다음에는 꼭 저를 찍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로 많은 박수를 받았던 일화가 있었다. 당황하지 않고 시쳇말로 쿨(cool)하게 답변했던 재치보다 대구시장으로서 가지신 복지 철학에 대한 자신감을 느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수년이 지난 지금 그 질문자의 마음은 모르겠으나 현장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아마도 지금은 시장 권영진의 복지 마인드에 대해 공감하며 감사하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울시 부시장 역임 시 ‘장애인 부시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것처럼 대구시장으로 온 후 줄곧 장애인 복지에 심혈을 기울였고 장애인희망드림센터 설립 추진, 장애인 활동 보조인 시간 확대, 그리고 복지프라자 건립을 통해 복지 이해관계자의 구심점이 될 공간을 마련하였다. 이곳은 소통, 교육, 연대를 동시에 이룰 수 있고 대구 복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잇는 공간이 될 것이다. 복지프라자 건립을 두고 토목공사에 치중했다는 일부 비판은 이해하기 어렵고 근시안적 관점이라 사료된다.

지난주 권영진 시장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로부터 ‘명예 사회복지사’로 위촉받았다. 전국의 사회복지인들이 대구 권영진 시장의 복지에 대한 노고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수십 년 동안 대구가 한 번도 받지 못했던 대구 최초 ‘명예 사회복지사’로 전국협회가 인정한 것은 사회복지 현장 종사자의 단일화 임금체계를 연차적으로 추진하였고 이제 막바지 단계에 이르고 있는 점이 고려된 결정이었다. 그 외 이용시설의 임금 단일화, 시비 사회복지시설의 추가 예산 투입, 그리고 내년부터 국비 시설까지 포함한 사회복지종사자의 단일 임금체계 도입이 그것이다.

그동안 뜨거운 감자(Hot Potato) 였던 이 주제는 차별의 문제였고 공정의 이슈였다. 특정 분야 사회복지 돌봄 서비스에 종사한다 하여 임금의 차별을 받아서는 되지 않는 것이지만, 그동안 사회복지종사자에게는 차별과 불공정이 만연하였다. 대구가 이 문제를 완전히 일소하게 해 준 것은 타 어느 시도보다 자랑할 만한 일이다. 이것은 시도가 처한 재정자립도 수준의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 배려와 공감과 우선순위의 문제였다.

대구는 극심한 코로나 돌봄 문제를 겪으며 긴급 돌봄이 전격 시행되었고 돌봄 종사자에 대한 적극적인 처우개선이 이루어졌다. 코로나 상황에서 돌봄 종사자의 건강권 증진을 위한 병가제도 도입, 유급휴가 지원, 상해보험 지원, 복지 포인트 시행, 그리고 사회복지사 및 사회복지공무원의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한 권익 지원 사업 시행 등 수많은 선도적인 복지지원이 이루어졌다. 돌봄의 문제는 전 연령 취약계층에서 요구되는 신 사회적 욕구이다. 4차 산업혁명이 사회 전반을 지배한다고 하더라도 돌봄 영역만큼은 그 적용이 쉽지 않은 따뜻한 마음을 담아야 하는 숙련 노동자의 보살핌 영역이다.

좋은 일자리,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은 이 시대 과제 중 하나다. 정부의 일자리 지표는 늘어났을지 모르겠으나 그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라고 보기 어렵다. 대구지역 사회복지학과 출신 청년사회복지사들도 많지만, 그들도 대구를 떠나가고 있다. 서구사회는 ‘사회투자(Social Investment)’를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는 사회서비스 투자(Social Service Investment)를 통해 일자리를 확보하고 그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만듦으로 사회 생산성을 높이는 초월적 신자유주의(Beyond the Neo-Liberalism)의 경향이다.

대구는 컬러풀 대구를 지향하던 시대를 지나 신 성장 동력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대구의 최고기업 순위가 배터리 산업 등 새로운 기술 업체들로 대체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대구의 신 성장 동력에 사회투자국가의 특징을 더하기를 바라본다. 사회투자국가(Social Investment State) 개념은 이미 십여 년 전 복지의 대안으로 여겨졌었지만, 학문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이유와 보편적 복지이념을 약화할 수 있다는 연유로 대세를 이루지는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투자국가가 내포했던 ‘인적 자본을 소중히 여겼던 본질’은 배우고 계승되어야 할 점이다.

“사회복지는 전문가를 훈련해 일상생활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직업이다”라는 정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회복지는 인적 자본이 원재료이며, 이에 대한 사회투자가 자양분 역할을 한다. 이런 점에서 대구시는 사회투자도시(Social Investment City)의 면모를 선도하고 있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단지 4차 산업혁명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사회투자도시에서 찾는 대구시가 됨이 자랑스럽다. 수년간 대구시가 뿌려놓은 사회투자의 씨앗들이 대구시의 희망찬 신 성장 동력이 되기를 소망한다. 사회복지재정을 마냥 소비되는 재정이 아닌 새로운 대구를 위한 투자로 인식하고 과감한 사회서비스 투자를 하는 대구시 행정과 권영진 시장님 그리고 대구시 의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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