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과 2030 세대의 선택
2022년 대선과 2030 세대의 선택
  • 승인 2021.11.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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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일 영남이공대학교 여행·항공마스터과 교수
내년 3월 9일 실시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양강 구도로 대진표가 확정되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지금까지 치러진 역대 대선과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력 후보들에 대한 신뢰와 존경보다는 비호감이 어느 대선보다 높으며 상대 진영 후보에 대한 호감도와 비호감의 차이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등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두 후보에 대한 도덕성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대장동 의혹’으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고발 사주 의혹’이라는 사법적 리스크를 가진 채 후보가 되는 동병상련의 고통을 겪고 있다. 또한 두 후보 모두 경선 과정에서 민심보다는 당심에 기대어 후보가 되었다는 정체성 논란과 의회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대선 후보라는 공통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이번 대선에서 2030 세대가 이 후보는 물론 윤 후보에게도 호감을 보이지 않는 등 여야의 대선 후보들이 청년세대로부터 외면 받는 특이한 현상도 나타난다. 2030 세대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더 이상 지지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국민의힘 후보도 적극적으로 지지할 의사가 없는 그야말로 무주공산 상태로 남아 대선 후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문제는 이번 대선에서 2030 세대의 젊은 유권자들이 후보의 당락을 좌우할 ‘캐스팅보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흔히 MZ세대라 불리는 유권자 중 18~29세 인구는 전체 유권자의 18%를 차지하고 있으며 30대까지를 포함하면 2030 세대는 총유권자의 3분의 1에 달하는 등 이들이 내년 대선판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을 포함해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 등 지난 3차례 전국 선거에서 현 집권 여당 승리의 한 축으로 공헌한 2030 세대가 20대 대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전통적으로 청년세대는 선거에서 진보적인 투표 성향을 보여 왔으나 ‘조국 사태’를 비롯한 공정성 논란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주택가격 폭등, 심각한 취업난을 겪으며 2030 세대의 표심이 미묘하게 변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월 16일~18일 조사해 19일 발표한 정례 조사에 따르면, 4명의 대선 주자 지지도를 설문한 결과, 청년세대의 ‘의견유보(지지 후보가 없거나 모르겠다는 응답)’비율은 18~29세(29%), 30대(20%)로 40대(14%), 50대(5%), 60대 이상(7%)과 대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다수의 2030 세대가 어떤 후보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며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투표하는 것이 선 듯 내키지 않는다는 비호감의 의사 표시이기도 하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흔히 “MZ세대라 불리는 2030 세대는 진보·보수의 이념과 지역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선거에서 언제든지 표심을 바꿀 수 있으며 진영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들의 이익과 가치를 중시하는 실용적 투표 성향을 띠고 있다.

이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대선 승리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청년세대의 표심은 유동성이 크며 방향성을 섣부르게 예측할 수도 없어 대선 후보들을 곤혹스러운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두 후보가 자신들의 비호감도를 극복하고 청년층의 마음을 얻어야만 내년 3월 대선의 승자가 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30 세대 선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 유력주자들이 2030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하여 청년 소통 행보에 집중하며 적극적 구애에 나서고 있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단지 선거 승리를 위한 일시적 이벤트성 행보와 포퓰리즘 공약의 남발만으로는 이들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 진정성과 경청의 자세가 수반되어야 하며 청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어젠다의 제시는 필수적이다. 야당의 경선부터 지금까지 청년층에서 열풍처럼 이어지는‘홍준표 현상’에서 보여준 교훈은 2030 세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외부의 강요나 기획력이 아니라 공감과 소통을 보여주는 확실한 메시지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상황에 공감해주고 함께 목소리를 내주는 정치인에게 자발적 참여와 지지를 보낸 것이며 이것이‘무야홍’(무조건 야당은 홍준표) 현상으로 표출된 것으로 여야의 대선 후보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공감과 소통을 바탕으로 희망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으로 어필할 때 비로소 2030 세대는 마음의 문을 열고 지지와 성원을 보낼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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