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은 생각과 행위를 담는 창고
혼돈은 생각과 행위를 담는 창고
  • 승인 2021.12.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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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출 작

박성출 작가
박성출
작가
나의 작업은 어떻게 그려야 되겠다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업에서의 계획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또한 계획이 성공적으로 다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바는 즉흥적인 그리기를 통해서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의식적 무의식의 흐름과 즉각 성이다. 작업 시작부터 떠올리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무법(無法)이요 혼돈(混沌)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이며 태도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고정되지 않은 불확실성일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그릴지 알지 못하며,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리고, 뿌리고, 긁기를 반복하는 행위의 과정을 거칠 뿐이다. 그런 가운데 상대적 이상(理想)의 발견과 선택을 하게 된다. 이는 작업으로 가져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며,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을 찾으려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실수라고 생각하는 부정적 사건들을 무조건 지우고, 덮기보다 그림으로서 포용할 수 있는 긍정적 사고를 함으로서 이해를 뛰어넘는 나만의 절대적 작업이 완성된다.

내 작업을 이루고 있는 무법과 혼돈은 일반적으로는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나의 작업에서는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무법은 어디에도 막힘 업이 뻗어 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말하는 것이고, 혼돈은 많은 생각과 행위를 담고 있는 창고로서의 역할이다. 무법과 혼돈은 무한한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고, 타 대상과의 차별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작업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는 의도치 않은데서 비롯된다. 그래서 이것은 변화이며 긍정이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나에게 있어 실수는 즐거움이고, 반전이며, 창의라 할 수 있다.

※박성출 작가는 영남대 일반대학원 회화과와 대구예술대학교 미술콘텐츠학과를 졸업했다. 대구경북서예가협회 초대작가, 대구시전(대구미협) 초대작가 등 3회의 개인전과 28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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