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호랑이 해, 야누스의 달, 그리고 고객가치 창조
[박명호 경영칼럼] 호랑이 해, 야누스의 달, 그리고 고객가치 창조
  • 승인 2022.01.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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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임인년(壬寅年) 새해는 검은 호랑이 해다. 전 세계에 7∼8마리밖에 없다는 검은 호랑이를 인도에서 본 사람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진으로만 본 검은 호랑이는 그 실체가 여전히 애매하다. 호랑이는 강력한 리더십, 독립성, 도전정신, 강인함, 열정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 또한 수호신이자 영물로, 때로는 해학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다양한 모습의 호랑이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였던 아기 호랑이 호돌이와 호순이는 한국을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올해에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다. 국민들이 대통령 후보들에게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도 호랑이의 기상과 성품이 아닐까 한다. 우리 모두가 새해에 마주칠 경제 난국을 극복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평정심을 잃었고, 강력한 방역조치로 연말대목마저 날려버린 자영업자들은 사지로 내몰렸다. 그래서 국민들은 호랑이 같은 불굴의 정신을 지닌 국가 지도자를 요청한다. 국민들에게 소생의 용기와 희망을 주고, 친근하게 다가오며, 숱한 어려움을 강인함과 열정으로 슬기롭게 극복해낼 그런 리더십을 기대한다.

우리 국민들은 새해 우리 경제를 낙관하지 않는다. 각종 공공요금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인상될 것이고, 실업과 물가는 진정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새해 우리 경제는 지난해만큼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세계경제성장률도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경제가 매달릴 곳은 기업경쟁력밖에 없는데, 기업들마저도 새해 경영환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코로나로 인한 위기와 연이은 원자재 파동, 물류대란, 인력난 등으로 매우 힘든 한해를 보냈다. 대기업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600대 기업의 새해 1월 경기전망은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와 고용을 제외한 자금사정, 채산성, 재고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사정이 이러한대도 정부는 새해 경제여건이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가운데 LG그룹의 CEO들이 신년사에서 새해 경영전략으로 ‘고객가치’를 들고 나왔다. FUN(First Unique New), 즉 ‘남보다 앞선 독특하고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객은 제품·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 때문에 감동한다”고 주장한다.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고객경험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세 가지 출발점도 제시했다. 첫째, 고객을 구매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고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경험설계를 한다. 둘째, 고객을 이해하고 소통하여 고객과의 관계를 향상한다. 셋째, 고객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이다.

가치창조는 현대 경영학에 생명을 불어넣은 원칙이자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다. 성공한 경영자들은 끊임없이 고객가치를 창조한다. 따라서 고객가치의 창조란 특별한 경영전략이라기보다는 모든 기업의 당연한 책무이고 경영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가치가 새삼 강조되는 까닭은 ‘고객가치’나 ‘고객경험’이 지금까지 구두선에 그쳤기 때문일 것이다.

고객가치의 창조는 경영사고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기업이 효율성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궁극적 목적을 고객가치의 달성이라는 효과성 중심으로 옮기는 것이다. 기업이 아니라 고객이 가치를 결정하며, 기업의 존재목적은 고객가치의 충족에 있다는 사고다. 이것은 곧 마케팅적 사고방식이다. 이처럼 고객의 입장에서 회사를 보게 되면 혁신적인 가치를 품은 신세계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월은 ‘야누스(Janus)의 달’이다. 영어로 1월인 재뉴어리(January)는 ‘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라틴어의 야누아리우스(Januarius)에서 유래했다. 야누스는 두 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겉과 속이 다르거나 앞과 뒤가 맞지 않는 사람을 흔히 야누스에 비유한다. 하지만 인문지행의 심옥숙 대표는 야누스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서로 다른 가치의 차이를 상호보완하고 균형 잡힌 토대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 능력에 대한 비유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가치창조력을 갖춘 야누스 기업인과 야누스 국가 지도자가 필요하다.

석석위호(射石爲虎)라는 말이 있다. 돌을 호랑이로 오인하고 쏘았더니 돌에 화살이 꽂혔다는 고사에서 비롯되었다. 정신을 집중하고 전력을 다하면 화살로 바위를 뚫는 놀라운 힘이 생긴다. 새해는 이러한 정신력으로 희망을 크게 가져보자. 희망은 힘든 세월을 견뎌낼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 음식이 없어도 40일은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희망이 없이는 단 4초도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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