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아이들이
다 같이 구구단을 쓴다
또록또록 또각또각
박자 맞춰 노래하듯
연필이 소리를 내어
구구단을 외운다
이 일은 이, 이 이 사
이 삼은 육, 이 사 팔
구 팔은 칠십 이
구! 구! 팔십 일!
연필이 달리기하듯
구구단을 외운다
◇이정선= 시인은 1962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경주에서 성장해 대구교육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대구에서 초등교사로 재직 중이다. 낙동강문학 동시분과위원장. 대구문인협회, 영호남수필문학회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음.
<해설> 시인의 글은 언제나 리듬이 좋다. 아이들을 상대로 지내서인지 더더욱 동화 같은 장면이 그려지고 잠시나마 동심에 빠지게 한다. 오늘 글은 함께 그 리듬에 빠져서 구구단을 외고 만다. 단수가 높아질수록 지독하게 어려워지던 구구단에 공포심을 가지기도 했던 어린 날. 아슬아슬하게 고비를 넘기고 최후의 고지인 구단을 끝낼 때의 기쁨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그때의 해방감이 마지막 연 ‘구! 구! 팔십 일!’에 모두 나와 있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