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방향
중요한 건 방향
  • 승인 2022.01.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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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심리연구소장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정신없이 살아가다 이 같은 질문의 보따리가 불쑥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열심히는 살고 있다고 생각은 하다가도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면 '정말로 잘살고 있는 것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혹시나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된 방향이라서 결과적으로 누군가에게 해가 되는 발걸음은 아닐까,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런 생각이 들면 대체로 나는 걸음을 멈추는 편이다. 그리고는 숨 고르며 지금 여기는 어디인지, 어디쯤 와 있는지 돌아보려고 노력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속도의 문제도 아니고, 위치의 문제도 아닌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어디로 향하고 있나'라는 방향의 문제 같다. 그래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지금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가?'를 살피는 일이다. 인생은 방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말한다.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다"라고. 그 말을 얼핏 들으면 말한 사람이 '잘 살고 있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열심히 살고 있다는 말속에 함정이 숨어있다.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지가 빠져있다. 즉, 방향이 빠져있다. 가령 도둑질하는 사람이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해보자. 누구보다 부지런히 살면서 이 집, 저 집을 찾아다니며 도둑질을 하고 있다면 그 도둑은 과연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또는 사기꾼이 말하길 "저는 정말 다른 사람의 두 배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라고 했다고 그 사기꾼이 잘 살고 있는 것이 맞을까? 그런 사람들은 열심히 살수록 세상에 피해를 입히는 사람이다. 열심히 더 많은 물건을 훔치고, 열심히 더 많은 사람을 속일 뿐이다.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고 무턱대고 '열심히 살고 있다.'라는 말로 자기 위안(慰安)을 해서는 안 된다. 방향이 잘못 설정된 사람에게 '열심'이란 단어는 범죄자 손에 들려진 날카로운 칼과 같다. 요리사 손에 들려진 칼이 향하는 방향과, 살인자의 손에 들려진 칼의 방향이 다르다. 방향이 잘못된 사람은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해서 깊이 성찰해봐야 한다. 본인은 그런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이 세상을 돕는 일이라고. 그래서 '열심히 살지 말라'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이 자기 자신을 돕는 일이고, 세상을 돕는 일이다.

조직이나 단체 생활 속에서도 늘 피해를 입히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주위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한다. "너는 가만히 있는 것이 돕는 거다." 만약 그런 말을 혹시나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자기 삶의 방향키를 진지하게 점검해봐야 한다.

숫자 1과 98 두 숫자 중에 어떤 숫자가 더 높은 숫자일까? 바보가 아닌 이상 모두 98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앞의 기호가 +(플러스)이냐? -(마이너스)이냐? 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즉 1은 앞에 기호가 +가 붙어서 +1이고, 98은 앞에 기호가 -가 붙어서 -98이다. 그렇게 되면 이제 1이 98보다 훨씬 더 높은 숫자가 된다. 방향 설정하는데 시간을 투자하자. 방향이 옳지 않은데 열심히 살아봤자 헛수고다. 움직인 만큼의 손해다. 가만히 있는 것이 전략상 더 좋다.

두 척의 배가 있다. 한 배는 아주 크고 실내 장식도 멋지게 되어 있다. 먹을 것도 가득하고 음악도 흘러나오고, 매일 저녁 선상 파티가 열린다. 배 안에 타고 있는 사람들도 멋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배는 지금 아주 높은 절벽, 폭포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그 배의 종착역은 파멸이다.

또 다른 배가 하나 있다. 그 배는 아주 자그마한 배다. 넓은 갑판도 없다. 잠자리 또한 불편하다. 겨우 탑승한 사람들이 몸만 누일 수 있는 배다. 먹을 것도 딱 생존에 필요한 만큼의 양이다. 그런데 그 배는 지금 신세계로 향하고 있다. 자유와 희망이 가득한 유토피아(utopia)로 향하고 있는 그 배의 종착역은 행복이다. 자 그렇다면 한번 물어보자. 만약 두 척의 배 중에서 하나의 배를 선택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배를 타고 싶은가? 잠시 잠깐의 행복을 선택하고 싶은가? 아니면 영원한 행복을 선택하고 싶은가?

인생은 방향이다. 열심히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열심히 사는가가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를 늘 살펴야 한다. 가는 길이 방향은 잘 잡혀있는지, 혹여나 나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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