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디자인 기행] 이모티콘,귀여운 내 ‘부캐’ 없었으면 어쩔 뻔
[일상 속 디자인 기행] 이모티콘,귀여운 내 ‘부캐’ 없었으면 어쩔 뻔
  • 류지희
  • 승인 2022.02.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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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거대 생태계
카카오, 수익 시장 규모 7천억
무제한 사용 구독 서비스 시작
낮은 허들에 누구나 도전 가능
인기 캐릭터는 상품으로 제작
명품 브랜드도 자체 모델 출시

이미지 '카카오프렌즈' 제공

온라인상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난감하거나 어색한 상황이 될 때가 있다. 그런 때에 대화창에 띄우는 이모티콘은 내 감정을 센스있게 대변해주는 구세주와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이모티콘이 없었다면 어찌했을까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직접 대면할 수 없는 온라인상의 일상 대화속에서 이모티콘이 ‘비주얼 제스쳐’로 자연스럽게 쓰여지면서 그 수요도 어마무시하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 메신저 카카오의 이모티콘 수익 시장의 규모는 어느새 7천억원대가 되었다. 문자도 전화도 아닌, 모바일메신저가 가장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모바일에 특화된 이모티콘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모티콘이 주는 위트있는 효과에 만족스러워 하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나 특정 작가의 이모티콘을 구매하여 사용하고 콜렉션으로 소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모바일 이모티콘 사용과 관련한 사람들의 인식평가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화 중 이모티콘의 사용 효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에 7명이 모바일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대화가 좀 더 재밌어진다고 평가를 하였다. 그 이유는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로의 표정을 볼 수 없는 가상공간상에서 귀여운 이모티콘의 익살스러운 제스쳐와 메시지는 분위기를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잘 연결해주기도 하고,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딱딱한 텍스트 말투를 보완하여 호감형의 사람으로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이모티콘에 대한 수요와 인기가 커지면서, 카카오와 라인과 같은 메신저들의 플랫폼에서 이모티콘 등단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캐릭터디자이너나 작가 혹은 일반인들도 많아졌다. 실제로 9년 동안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5년 동안 30여 종의 이모티콘으로 연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면서 전업 작가로 전향한 일반인의 사례도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전업과 병행하며 투잡의 개념으로 이모티콘을 디자인하고 판매 수익을 내는 것에 대한 경험이 있다. 이처럼 전문가 뿐만이 아니라 비전문가들도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고, 판매 등록이 승인되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다른 플랫폼들에서도 캐릭터 작품을 공유하여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각 관련 업체로부터 협업제안 등의 기회를 통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화할 수도 있다.

특히, 모든 이모티콘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메신저상에서 인기가 많고 구매율이 높은 이모티콘 캐릭터는 오프라인에서 굿즈상품으로 판매가 되거나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의 경우는 이러한 이모티콘 문화를 잘 활용하여 자체 브랜드 이모티콘도 출시한 바있다.

의류부터 악세서리까지 다양하게 변형하여 적용하였는데, 특히 남성 의류에는 곰 캐릭터와 함께 아르마니의 상징인 특유의 독수리 로고가 새겨져 있다. 여성 의류에는 아르마니에서 즐겨 사용하는 소재인 화려한 스팽글과 높은 채도의 핑크 컬러가 함께 적용되어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을 엿볼 수 있는 명품브랜드와 이모티콘의 결합으로 기존 마니아층에게는 참신함을, 신규 고객들에게는 호기심을 던지며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모티콘에 대한 지나친 사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전체 절반 정도(50.1%)가 텍스트 대신 이모티콘으로 소통하는 것은 때로는 성의가 없어보이거나 가볍게 느껴질 수가 있다. 화려한 이모티콘 캐릭터 뒤로 자신의 진짜의 감정과 생각은 가려둔 채 진정성 없는 뜨네기 대화가 오고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모티콘 사용이 가장 많은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이러한 우려가 가장 많았다.

커뮤니케이션 수단
10명 중 7명 “대화 재밌어져”
비대면 시대 감정 전달 편리
대화 ‘장식’ 아닌 ‘분신’으로
상황 맞춰 적절히 사용하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 갖춰야

고려해야 할 점은 이모티콘 소통이 하나의 문화가 된 이상, 개인이나 단체, 사적이거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그 맥락과 상황에 맞게 이모티콘을 잘 골라 사용하는 것이 되어야 겠다.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문화로 자리잡고 더 나아가 당연한 일상이 되고 있는 요즘, 아무리 좋은 커뮤니티 플렛폼과 이모티콘,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부캐들이 나온다고 해도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와 인간과 인간에 대한 에티켓 소양을 갖추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하겠다.

이제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감정과 메시지를 넣어 이모티콘을 만들고, 스스로를 대변하는 서브캐릭터 즉, 부캐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초등학생부터 노인층까지 연령대와 상관없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대한 창작의 자유가 생긴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너머 눈으로 보여지는 비주얼 디자인과 창작에 대한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창작물 사용에 대한 사용 에티켓과 창작자 스스로의 창작 마인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류지희 <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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