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의 미래칼럼] 지역신문 발전에 모르쇠하는 대통령 후보들
[박한우의 미래칼럼] 지역신문 발전에 모르쇠하는 대통령 후보들
  • 승인 2022.03.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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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영남대 교수, 빅로컬빅펄스Lab 디렉터
대통령 선거가 목전이다. 그렇지만 지역신문발전에 대한 후보들의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선 토론회에서도 윤석열과 안철수는 여당의 징벌적 손해배상 위주의 언론중재법 개정시도를 비판하는데 몰두할 뿐이었다. 이재명이 내 놓은 지역신문 발전방안은 바우처 제도이외에 새로운 정책이 안 보인다. 자치분권과 지역 공동체 공론의 실질적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동안 지역 언론계에서 줄곧 요구했던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 개정안’(지역신문발전법)이 지난해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개정안의 핵심 요점은 올해 12월까지로 규정된 유효기간을 삭제해 지역신문발전법을 상시화하는 것이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번 법안 통과는 균형적 언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

지역신문이 겪는 대내외적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신문사의 경영이 안정되어야 건강한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포털과 SNS 매체의 확산으로 유료 구독을 통해서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뉴스 소비의 방식이 과거와 비교하여 완전히 바뀐 것이다. 뉴스 편집권을 지닌 포털이 언론과 수용자 사이에서 군림하다시피 하고 있다. 포털의 뉴스 스탠드나 콘텐츠 제공자로 등록하기 위한 심사 과정을 보면 지역 언론에 대한 홀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역신문의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광고 수주이다. 지역에 본사를 둔 몇 안 되는 기업들마저 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아파트 분양 광고 이외에 광고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기자들이 비판과 감시해야 할 대상인 지자체와의 제휴, 협찬 등이나 공공 기관의 광고를 얻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서울의 메이저 신문사와 비교해서 1인당 인건비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보니 지역 대학이 배출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사실 지역신문의 발전과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은 서울 집중화에 따라 국토의 균형발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서현 제주대 교수는 9개 지역신문을 대상으로 2003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균형발전에 관한 사설을 분석했다. 그 결과를 보면. 균형발전 이슈에 대해 시기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중앙 정부의 일관성 없고 신뢰 없는 정책에 대한 호소, 요구, 책임이 나타나 있었다. 특히 경제와 관련한 촉구형 논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서현 교수에 따르면, 지역신문의 사설들이 균형발전의 핵심으로서 정치, 행정, 복지, 교육보다 경제 영역을 주목하고 있다. 이것은 지역 언론계의 입장에서 무엇보다 재정적 이슈를 중심에 두고 지역신문발전법이 앞으로 또 개정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서울 언론사에 비해 열악한 경영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곧 균형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악화된 지역 언론계의 재정 상황을 제도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와 정책이 필요한가? 이중(dual) 전략을 통해서 지역신문이 우리 이웃 공동체의 참된 공론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견인해야 한다. 하나는 국내 언론사와 콘텐츠 기업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해야 하고 또 다른 하나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빅테크와 플랫폼 서비스를 상대로 해서 반드시 무언가 성과물을 획득해야 하는 것이다.

골목 상권까지 침해하는 대기업을 규제했듯이 포털의 지역신문 홀대와 서울권 신문사와 통신사의 저인망식 취재와 보도관행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신문이 자립적 경영 기반을 마련하도록 인프라 기반의 균형발전 정책을 기획하고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선다면 지자체가 수수방관하면 안 된다. 이서연 교수가 지적했듯이 균형발전 이슈에 있어 지방정부의 ‘무능’이 상황을 더 악화한 측면도 있다.

이제는 공영방송(KBS), 종편뉴스(JTBC), 포털(네이버)을 제치고 유튜브가 뉴스를 가장 자주 접할 뿐만 아니라 가장 영향력 있고 또 신뢰할 수 있는 매체 1위로 올랐다. 이에 지역신문에서도 생존을 위해서 지면 제작과 홈페이지 운영에서 벗어나 유튜브에 TV 채널을 개설하고 영상으로도 뉴스를 제작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신문의 유튜브 저널리즘의 활성화와 저작권 보호를 위한 맞춤화된 정책을 찾기 힘들다. 나아가 블록체인과 엔에프티(NFT, Non Fungible Token) 등 첨단기술이 지역 언론계를 조만간 대변혁시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부재하다.

한편 호주 통신미디어청이 주도한 2021년 2월의 ‘뉴스미디어협상법’은 시사점이 크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호주 언론사가 생산한 뉴스와 콘텐츠를 게시하거나 사용하려면 그 비용을 지불하도록 명령하고 있다. 당사자 간 협상이 원활한 협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강제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법에 따르면 호주 언론사가 글로벌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사용료 협상을 위해서 통신미디어청에 사전 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일정 기준을 충족한 언론사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통해서 유통되는 다양한 콘텐츠에 대해 구글과 페이스북에 사용료를 청구하고 협상할 수 있다.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거대 글로벌 플랫폼과 자국 미디어 기업 간에 상업적 거래가 성사되는 인프라 환경을 만드는 호주의 사례는 매우 모범적이다. 이 과정에서 호주의 지역 언론사 역시 뉴스 사용료를 받게 된다. 이와 비교하면,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글로벌 서비스로부터 지역신문 보호와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편이다. 특별법의 상시법 통과에 자족할 것이 아니라 균형발전 정책실현을 위해 더욱더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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