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추상미술 1세대’ 김병기 화백 106세로 별세
‘韓 추상미술 1세대’ 김병기 화백 106세로 별세
  • 승인 2022.03.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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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과 평양보통학교 동창
남북서 미술단체 대표 역임
지난해까지 신작 발표 활동
김병기-화백

‘최고령 현역 화가’로 불리던 김병기(사진) 화백이 1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6세.

1916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병기는 한국 추상미술 1세대이자 근현대 미술의 산증인이었다. 김환기, 유영국 등과 함께 한국 화단에서 추상미술을 개척한 그는 100세 넘어서도 붓을 든 ‘영원한 현역’ 작가다.

그의 삶은 한국 근현대미술사뿐만 아니라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고희동, 김관호와 함께 서양미술 선구자로 꼽히는 김찬영(1889~1960)이 고인의 아버지다. 김병기는 일본에서 서양화를 배운 선친의 뒤를 이어 도쿄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에서 이중섭, 김환기, 유영국 등과 수학했다. 이중섭과는 평양 종로보통학교도 같이 다닌 절친한 사이였다.

그는 귀국해 북한에서 북조선문화예술총연맹 산하 미술동맹 서기장을 지냈으나 1948년 월남했고, 한국문화연구소 선전국장, 종군화가단 부단장,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등을 맡았다. 서울대 강사, 서울예고 미술과장 등으로도 일했다. 남북 미술단체 대표를 모두 역임한 경력에서 격동의 역사가 드러난다.

196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석한 이후 그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작업에 열중했지만 국내에서는 점차 잊혔던 그는 1980년대 중반에야 국내 화단에 복귀했다. 당시 정선의 ‘인왕제색도’에서 영감을 얻은 ‘인왕제색’ , 분단된 조국을 떠올리며 그린 ‘산하재’ 연작, ‘분단 풍경’ 등을 발표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던 그는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김병기:감각의 분할’ 전 이후 영구 귀국해 가나아트의 지원을 받으며 작업해왔다. 2019년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지난해 대한민국예술원 미술전에도 신작을 발표했다.

돌아온 그는 고국의 자연 등에서 형상성을 찾아 선과 면으로 재구성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자신의 작품에는 작업실 인근 북한산, 건물, 사람과의 관계 등이 녹아있다며 완전한 추상도, 형상도 없다고 했다.

고인은 2017년 101세에 대한민국예술원 최고령 회원으로 선출됐고 지난해 은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4일 정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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