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하데스타운’ 리뷰, 재즈·포크 등 37곡의 ‘성스루 뮤지컬’
뮤지컬 ‘하데스타운’ 리뷰, 재즈·포크 등 37곡의 ‘성스루 뮤지컬’
  • 황인옥
  • 승인 2022.03.22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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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심 많은 인간심리 꿰뚫어
신-인간 경계 허물고 시대 초월
회전판 등 역동적 무대장치 눈길
6인조 라이브 밴드 연주 ‘몽환적’
조형균·김환희 등 배우들 열연
뮤지컬하데스타운-2
뮤지컬 ‘하데스타운’는 계명아트센터에서 27일까지 공연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풍부한 상상력과 현대 무대 예술의 꽃인 뮤지컬이 만나자 신세계가 열렸다. 지금까지의 뮤지컬 공식을 잊게 할 만큼 상상력을 끌어올리는 스토리와 그리스 신화가 던지는 세계관은 묵직했다. 계명아트센터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는 뮤지컬 ‘하데스타운’ 이야기다.

‘하데스타운’은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세계 뮤지컬 애호가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뮤지컬로 급부상했다. 2019년 제73회 토니 어워즈 우수작품상,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최고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고,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최신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 중 가장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인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를 모티브로 한다.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하고 노래하는 오르페우스가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저승으로 달려가지만 결국 비극으로 끝난다는 이야기다.

오르페우스가 굶주림과 타협한 죽은 아내를 되찾기 위해 저승을 내려가고, 저승의 왕인 하데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고 아내를 데려갈 생각이다. 냉혈한 같았던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듣고 아내를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

하지만 하데스는 조건 하나를 내걸었다. 오르페우스가 앞장서 가고 아내 에우리디케가 뒤따라 가되, 절대 아내를 뒤돌아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불안과 의심을 시험하는 조건이었는데, 결국 오르페우스하데스의 묘수에 오르페우스는 걸려들고 만다. 지상에 다다를 즈음 결국 뒤를 돌아보고 에우리디케는 지하세계로 다시 떨어진다.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애잔한 사랑을 다룬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수많은 예술장르에서 재해석 되어왔다. 그 중에서 ‘하데스타운’은 뮤지컬로 재탄생한 그리스 신화다. 전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공연 중이다.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성공비결은 보편화에 있다. 불안과 의심으로 점철된 인간의 심리를 꿰뚫고, ‘사랑과 돈’ ‘안정과 모험’이라는 대립적인 가치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는 인간 세계의 고뇌를 충실하게 드러내며, 오늘날 인간세계가 추구하는 가치체계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또 다른 보편화는 신화와 현재의 절묘한 조화였다. 무대세트나 배우들의 의상 등의 장치들로 고대 그리스와 현재라는 시대적인 배경과 신의 세계와 인간세계라는 차원의 경계를 가볍게 허물었다. 신과 인간세계를 넘나들고, 중세나 근대, 그리고 현대 등 시대마저 초월할 정도로 무대를 영악하게 구성하고 있었다.

‘하데스타운’을 성공으로 이끈 일등공신은 역시 ‘음악’이었다. ‘하데스타운’은 말로 하는 대사 없이, 시작부터 끝까지 노래로만 이어지는 ‘성스루 뮤지컬(sung-through musical)’이다. 그만큼 음악에 역점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하데스타운’ 공연에 재즈, 포크, 블루스 등으로 구성된 37곡의 다양하고 감미로운 음악들이 성찬처럼 펼쳐졌다. 노동, 예술, 죽음, 비인간화 등의 개념이 각각의 이미지에 맞는 음악들이 쉼 없이 무대를 달궜다.

음악적인 아이디어는 춤과 동선에 접목되어 무대에 활력을 더했다. 여기에 6인조 라이브 밴드가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넘버(삽입곡)들을 연주해 마치 재즈 콘서트에 온 듯한 몰입감을 이끌었다.

역동적인 무대장치의 활용은 감탄을 자아냈다. 무중력 상태로 허공을 오고가는 탁자와 의자,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하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조명들의 군무, 배우들의 움직임을 돕는 회전판 등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국내 배우들의 연기 또한 명불허전이었다. 오르페우스 역의 조형균과 에우리디케 역의 김환희의 하모니는 관객을 매료시켰고, 중저음의 강렬한 카리스마로 중무장한 하데스 역의 김우형, 톡톡 튀는 매력의 페르세포네 역의 김선영, 감각적인 내레이션을 선사한 헤르메스 역의 최재림 등 배우들의 열연에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또 다른 오르페우스 역의 박강현, 헤르메스 역의 강홍석, 페르세포네 역의 박혜나, 에우리디케 역의 김환희와 김수하, 하데스 역의 지현준의 열연에 협력 연출가로 활동한 제일런 리빙스턴(Zhailon Levingston)의 극찬이 쏟아졌다. 공연은 27일까지 계명아트센터에서.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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