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국인 (1)
[데스크칼럼] 한국인 (1)
  • 승인 2022.03.2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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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우리는 누군가 아는 사람을 보면 “밥한번 먹자”고 한다.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이 말이 그냥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도 안다. 놀랍게도 130년 전 조선에서도 이런식의 의례적인 인사가 있었다. 1988년 25살의 선교사 제임스 게일은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에서 이렇게 적었다. 조선인은 “‘내일 또 오리다’라고 작별인사를 하는데 이말을 한 대부분의 사람은 오지 않는다” 게일은 나중에야 그말이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속이고 인사치레라는 것을 알았다. 영어에도 “다시 또 보자”라는 작별인사는 있지만 우리는 내일 온다고 확정해서 말해놓고 안 온다는 게다. 밥먹자고 해 놓고 감감 무소식인것과 같다. 어찌보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민족인가 싶지만 다르게 보면 그만큼 정이 많은 표현이 아닐까.

요즘 한국이 성취한 많은 성과들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유튜브에도 소위 ‘국뽕’이라 불릴만큼 한국과 한국인을 재조명하게 하는 내용이 많다. 그 가운데 ‘인사이트 코리아’가 소개하는 한국인은 오늘날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인사이트 코리아’에 따르면 한국인의 독특한 특징은 교육열과 빠른 이해력이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이 땅에 살던 이들은 책과 공부를 사랑했다고 한다. 당나라 역사책 구당서와 신당서에는 ‘고구려 사람은 공부를 좋아해 말먹이는 사람과 문지기도 공부를 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는 내용이 있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펴낸 고려도경에 ‘사람들은 글을 알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 왕실 도서관인 임청각에는 수만권의 책이 소장돼 있고 일반 백성들이 사는 거리에는 책방이 마주보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신분을 떠나 공부를 했다는 옛 기록이 놀라운데 하멜표류기도 ‘조선 아이들은 밤이고 낮이고 책상머리 앉아 책을 읽는다’고 했다. 하멜과 같이 조선에 왔던 네델란드 선원들 가운데 하멜이 유일하게 글을 아는 사람일 정도로 당시 유럽에서는 문맹이 일반적이고 당연시 돼었다.

1894년 조선에 체류한 한 러시아인은 ‘조선은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까지 시를 쓸만큼 학식이 있다’ 1866년 한 프랑스인은 ‘조선사람들의 향학열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책이 있고 글을 읽을줄 안다. 글을 읽을줄 모르면 멸시를 받는다.’ 우리는 아니, 나는 지금까지 조선시대에 양반들만 글을 알고 글을 모르는 백성들은 대부분 문맹으로 ‘까막눈’, ‘바보’ 취급을 당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글을 몰라 양반들에게 착취 당하는 못난 백성들’. 이런 선입견을 갖게 된 것은 일제시대 일본에 의해 주입된 것 같다. 그들이 두려워 한 민족은 언제 어디서나 글공부를 하는 민족이었던 것이다.

구한말 한국에 통역관으로 와서 영어수업을 한 통역관은 이렇게 말했다. ‘알파벳부터 시작했는데 학생들은 매우 빠르게 영어를 배웠다. 조선어 통역관 없이 수업을 할 수 있게 됐고 두달만에 영어회화가 완벽한 수준에 도달했다. 조선학생들은 일본이나 중국보다 뛰어나다. 수학, 과학 지리 등을 영어로 가르쳤고 학생들의 발음이 좋았다.’

선조들의 멋을 보자. 조선을 찾은 외국인들은 ‘갓’과 ‘백의’를 보고 조선인을 ‘패션피플’로 표현했다. 지금 서양에서 한국의 갓이 새롭게 조명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조선의 갓을 극찬한 여행기가 많고 신하들이 머리에 쓰는 ‘관’, 농민들의 머리싸게까지 이렇게 다양한 모자를 본일이 없다고 했다. 모자의 형태, 만드는 방식도 다양하고 연령, 신분 등에 따라 다 다르게 바꿔 쓴다고 감탄했다. 모자만 보고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며 모자의 나라로 표현하기도 했다. 갓은 훌륭한 발명품이며 대나무와 가느다란 비단실로 섬세하게 짜서 어느것이 대나무인지 비단실인지 구분 못한다고 했다. ‘의상과 모자가 사촌간인 나라’인데 ‘아랍인들보다 더 눈부신 하얀 백의가 우아한 움직임으로 환상을 일으킨다. 신기한 길거리에는 희고 넓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큰 키에 허리를 똑바로 펴고 걸어 위엄이 있었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흰옷과 갓의 조화는 당시 일본이나 중국에서 볼 수 없는 위엄과 문화적 우수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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