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동네북이 된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윤덕우 칼럼] 동네북이 된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 승인 2022.04.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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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내각 인선을 완료함에 따라 '인사청문회 정국'이 도래했다. 대선 연장전 격인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여야가 그 어느 때보다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윤 당선인의 검찰 최측근 인사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40년 지기'로 알려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최우선 낙마 대상' 명단에 올리고 혹독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아빠찬스'를 이용한 자녀입시 문제·병역문제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민감한 사안은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를 상대로 이 두가지 문제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략대로 정 후보자는 '조국 판박이'의 프레임에 걸려 지명된지 불과 며칠 만에 이미 동네북이요 만신창이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40년 지기 절친이라는 이유로 그 비판은 더 매섭다. 진실규명도 이뤄지기 전에 정 후보자에 대한 국민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위법행위가 없었어도 거취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하늘이 두쪽 나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아무리 비판해도 그렇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정 후보자로서는 큰 위기다. 하지만 위기는 위험이자 기회라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각종 의혹 제기가 위험 요소이라면 진실을 정정당당하게 소상히 밝혀 국민을 납득시키는 것이 기회 요소다. 더불어민주당 등 좌파들의 벌떼 공격에 겁먹고 물러설 일은 더더욱 아니다. 조국의 딸 조민과는 무엇이 다른지 도표를 만들어서라도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미리 겁먹어서는 안된다. 국민의힘 특징은 좌파들의 공격에 몸을 도사리며 늘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좌파들의 특징은 공작과 선동정치에 뛰어나다는 점이다. 민감한 국민정서를 건드려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곤 했다. 광우병이 그랬고 박근혜 탄핵이 그랬다.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장의 문서와 증거를 모을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준비를 마치고 반박하려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되어 있다.

정 후보자는 보란 듯이 23쪽 분량의 자료로 정면대응하고 나섰다.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잇따르자 정 후보자는 급기야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녀 문제에 있어 저의 지위를 이용한, 어떤 부당한 행위도 없었고 가능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편입이나 병역 처리 과정은 최대한 공정성이 담보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는 결과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의심할 대목이 없다"며 "저는 검증을 위한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의 동료교수인 이재태 경북대 의대 핵의학교실 교수는 정 후보자의 딸이 경북대 의대에 특혜로 입학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정 후보자 딸은 예비 합격에서 10명 결원이 생겨 합격한 것"이라며 "특혜로 뽑아줄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난 1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 후보자 딸은 결국 33명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38등이었고, 예비합격자 5순위였다"며 정 후보자 딸의 합격 과정을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정 후보자 딸은 면접을 포함한 최종 등수에서 당시 1차 합격이 가능한 33명에 들지 못했고, 따라서 특혜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의대 학사편입은 다른 학교들과 중복 응시할 수 있는 구조였고, 수도권 의대 등에 중복 입학한 학생들이 빠져나간 이후 '추가 합격'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그해 (합격자) 등록과정에서, 수도권 다른 의대나 의전원에 합격해 그리로 빠져나간 10명이 있었다"며 "그 10명 결원이 생겨 정 후보자 딸이 편입생 33명 중 27등으로 합격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 후보자를) 봐줄 거였으면 예비 합격이 아니라 처음부터 합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정 후보자 딸의 면접이 진행된 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정 후보자에 대한 논란은 한 때 한강 이남 최고였던 경북대 의대 명예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정 후보자가 자녀의 '아빠찬스'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가운데 경북대가 본격적인 '의혹 진실찾기'에 나섰다. 경북대 측은 17일 "정 후보자 자녀들의 편입학 특혜 의혹을 조사해 대학의 진실을 보호·유지하기 위해 각 부처로 이뤄진 대책위를 18일자로 꾸려 진실 규명에 착수하는 동시에 교육부에 감사를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중과부적이라는 말도 있지만 불을 종이로 가릴 수 없듯이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교육부 감사결과 정 후보자 해명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날 경우 정 후보자는 당연히 사퇴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남이 마땅하다. 하지만 해명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에는 공직을 수행함이 마땅하다. 진실은 국민의 눈높이 못지않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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