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높이뛰기의 ‘간판 스타’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대구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우상혁은 1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1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일반부 결선에서 2ｍ30을 뛰어 넘어 여유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우상혁은 이날 우승을 차지한 후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펼친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선보여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육상 꿈나무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1차시기에서 2ｍ20을 가볍게 뛰어 넘은 우상혁은 2ｍ26도 1차 시기에서 넘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2위를 차지한 윤승현(울산광역시청·2ｍ20)을 압도했다.

이어 바를 2ｍ30으로 높인 우상혁은 ‘가자, 우!’를 외치고 시도한 1차 시기에서는 바를 건드려 실패했지만 다시 시도한 2차 시기에서는 여유있게 성공했다.

우상혁은 바를 다시 2ｍ34로 높였다. 우상혁은 박수를 유도하며 뛰었지만 세 차례 시기 모두 바를 건드려 실패했다. 이날 2ｍ34를 넘으면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 2ｍ36보다 높은 2ｍ37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2ｍ34를 넘지 못해 신기록 수립은 좌절됐다.

하지만 우상혁은 경기 후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환호를 보내준 관중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번 종별선수권대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겸해 열렸다. 우상혁은 현재 한국육상에서 가장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인데다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 사실상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날 경기는 올해 우상혁이 치른 첫 실외경기였다. 우상혁이 국내경기에 출전한 것은 2021년 6월 29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높이뛰기 우수선수초청(남자) 공인기록회 이후 10개월 만이다. 당시 우상혁은 개인 최고인 2ｍ31을 뛰어 도쿄올림픽행 티켓을 따냈다.

우상혁은 이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2021년 8월 도쿄올림픽에서 2ｍ35의 한국기록을 수립하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고인 4위를 차지했다.

올해 2월 6일 체코에서는 2ｍ36을 넘어 다시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운 우상혁은 3월 20일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2ｍ34로 정상에 올라 세계적인 높이뛰기 선수로 발돋움했다.

메이저대회인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우상혁이 최초다. 우상혁 이 외에는 메달을 딴 선수도 전무하다.

우상혁은 경기를 마친 후 “경기를 치를 때마다 한국 신기록 달성을 목표로 삼는다”면서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첫 실외 경기에서 2ｍ30을 뛴 것은 좋은 결과다. 높이뛰기에서는 평균 기록도 중요한데 2ｍ30 이상을 꾸준히 뛰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상혁은 오는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를 메달을 정조준한다.

그는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 초청을 받아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합을 벌인다. 우상혁은 5월 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임은지(33·영주시청)는 이날 장대높이뛰기 여자 일반부 결선에서 4ｍ00을 뛰어 우승했다. 임은지는 2014년에 이어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4ｍ20을 뛰어 2연속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 중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낸 선수는 임은지 한 명뿐이다.

임은지는 경기 후 “아직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최종 선발된 것은 아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싶다”며 “기회가 온다면 항저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