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디자인 기행] 특산품 브랜드화 가속화, 기념품부터 먹거리까지…특산품의 변신은 무죄
[일상 속 디자인 기행] 특산품 브랜드화 가속화, 기념품부터 먹거리까지…특산품의 변신은 무죄
  • 류지희
  • 승인 2022.04.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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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입 동시 만족
과일 모양 그대로 살려 만든 빵
시각적 자극이 소장 욕구 불러
선물 패키지는 지역 매력 함축
정부·지자체도 적극 관심
추억 오래 간직할 기념품들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 넘쳐나
다른 방문객 유치 홍보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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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선물가게’굿즈샵에는 부산 갈매기를 시그니처화한 특산품 ‘갈매기 빵’이 있다. 그 밖에도 귀여운 갈매기 캐릭터로 만든 가방과 배찌 등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요즘은 어느 지역으로 여행을 가나 비슷비슷한 프렌차이즈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예전처럼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맛집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무색해진지 오래이다. 그래서인지 그 지역의 오래된 명물이나 특별한 맛을 간직한 음식점 앞에는 긴 장사진이 쳐져 그것 자체가 볼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여행의 묘미는 맛있는 음식을 두루 맛보고 즐기는 식도락이 아닌가. 그렇다면 점점 고유한 지역의 손맛이 사라지는 요즈음, 해당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은 무엇으로 소중한 추억거리를 기념할 수 있을까?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오래된 맛뿐만이 아닌, 그 맛을 활용하여 새로운 레시피로 활용한 현대화된 이색 먹거리들과 볼거리들이 인기이다. 예를 들어, 지역의 대표 과일들로 만든 특산물 빵이 대표적이다. 원주 복숭아 빵, 강원도 감자 빵, 성주 참외 빵, 영천 샤인머스켓 빵, 거창 사과 빵 등 해당 지역을 방문한다면 꼭 사 와야 하는 필수템이 되었다. 그 맛만큼이나 귀엽고 특색 있는 빵의 모양과 패키지 디자인 때문이다.

선물용으로 구매해 갈 수도 있지만, 특산물이 자라나는 과수원을 보며 맛볼 수 있는 농장형 카페에서 직접 맛볼 수도 있다. 경남 거창의 해플스라는 카페는 과수원과 함께 어우러진 곳으로 오직 사과로 만든 레시피 메뉴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사과 밭에서 먹는 사과주스와 사과 케이크는 도심을 떠나온 관광객들에게는 힐링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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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대표 특산품인 ‘한라봉’으로 만든 굿즈들이다. 한라봉 방향제, 한라봉 인형, 한라봉 주얼리, 한라봉 패턴의 가방과 모자 등 하나의 특산품에서 다양한 아이템들이 브랜드화 되었다.

경북 영천의 샤인머스켓 빵도 최근 영천의 시그니처 특산품으로 떠오르며 많은 지원과 관심을 받고 있다. 온라인 스토어에 상세페이지를 제작 등록한 직후 후기글들이 바로 몇 십 개가 달리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투명한 개별 포장 용기에 앙증맞은 샤인머스켓 송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오동통한 알맹이 모양이 한 입에 쏙 넣고 싶어 안달 나게 만든다.

복숭아, 감자, 참외 등 과일의 모양을 그대로 살려 빵으로 만들다 보니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시각적인 자극이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고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고려한 선물용 패키지들은 지역의 매력을 함축해놓은 축소판이 되어 다양한 컨텐츠를 담아 이색적으로 잘 브랜딩되어 있다. 추후 샤인머스켓 동결 분말을 이용한 이색적인 먹거리들과 상품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바다’하면 떠오르는 국내 대표 관광지, 부산. 해운대 해변가를 거닐다 보면 만나는 ‘해운대 선물가게’에는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해석된 감성 특산품 굿즈들이 가득하다. 부산 어묵을 형상화한 노트와 필기류, 동백꽃 팔찌, 부산 갈매기를 시그니처화한 ‘갈매기 빵’도 특산품화되어 있다. 한복을 입고 있는 암컷과 수컷의 갈매기 한 쌍이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여운 표정으로 손길을 이끈다.

외국인들이 보면 다소 놀랄법한 ‘갈매기 빵’의 맛과 모양이 궁금하긴 했다. 예전에 한 외국인특집 tv프로그램에서 할매 국밥과 손 칼국수라는 단어를 보고 할머니와 손을 넣어 만든 음식인 줄 알고 오해했다는 에피소드가 기억이 났다. 아마 갈매기 빵도 갈매기를 넣어 만든 빵이라 생각하면 어쩌나 하고 잠시 실소가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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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올레길 7코스를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기념품 가게 ‘제스토리’ 내부 모습이다. 1층에는 악세서리 및 기념품 악세러들, 2층에는 특산품으로 만든 과자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며칠 전, 휴가로 방문한 제주도에도 낯설지 않게 자리하고 있던 기념품 굿즈샵이 있어 둘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상품의 구매 여부를 떠나 기념품샵을 둘러보면 요즘 가장 핫한 아이템들과 트렌드를 읽을 수 있어 꼭 둘러보곤 한다. 제주도를 상징하는 키워드들이 다양한 콘텐츠로 진열되어 있는 공간. ‘돌 하르방, 감귤, 동백꽃, 유채꽃, 현무암, 해안로’ 눈 돌리는 곳마다 아기자기한 상품들이 장바구니에 쓸어 담고 싶은 마음을 부추겼다. 한 가지씩 바구니에 담다 보면 어느새 기념품이 한 보따리가 되어, 돌아가는 캐리어 짐가방을 정리하는 데 애를 써야 되기도 한다.

이처럼 지역 특산품을 기념품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추억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는 홍보템이 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브랜드화 및 관리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쏟고 있는 추세다.

젊은 농부들이나 소상공인 사장님이 많아지면서 상품 브랜딩과 마케팅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더 높아지다 보니 참신한 특산물 레시피나 아이디어들도 넘쳐난다. 정부의 브랜드화 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각종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시장 반응을 피드백 삼아 보완해나간다. 조금만 시야와 생각을 달리한다면, 지역의 특산품이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옛것과 현대식의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지역 특색을 새로이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콘텐츠들이 좀 더 다양화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이때 중요한 것은 브랜드화 개발로 인해 특산품 시장이 확장되는 만큼, 이후 브랜드 관리 부분에 있어 소상공인들의 활용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상표권에 대한 권리가 소홀해지면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지역별 상품 판매 권한에서 확장되어 중장기적 지역감정까지 생기는 경우도 있어 특산품 브랜드화에 있어 활용에 대한 교육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더구나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가속화되면서 내국민들에게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알릴 수 있는 해외 상표 출원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국내외 관광객들은 지역의 문화나 역사를 알고 특산품을 기념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단순히 예쁘거나 맛있어서 혹은 호기심에 의해 구매한 후 해당 지역과 나라에 대한 관심이 생겨 역으로 접근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각 지역 특색을 담은 다채로운 상품 브랜드화, 소상공인들의 국내외 브랜드 관리에 대한 관심과 철저한 관리체계가 잘 잡혀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나라와 지역 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k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 본다.
 

 

류지희<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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