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괴물이 되면 부모는 어떻게 될까?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자식이 괴물이 되면 부모는 어떻게 될까?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김민주
  • 승인 2022.04.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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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피해자의 죽음 후
가해자 학부모 소집하지만
증거 인멸하고 목격자 회유
감독, 동명의 연극 원작 향해
“제목에서 분노가 느껴진다”
참신한 전개·배우 열연 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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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스틸컷

지난 27일 개봉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이다.

엘리트 학교 ‘한음 국제중학교’에 재학 중인 건우는 학교 폭력 피해자이다. 폭력과 조롱으로 뒤덮인 학교생활을 하던 어느 날, 그는 안개가 자욱한 어느 호숫가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다.

건우는 극단적인 선택 전 담임 교사 송정욱(천우희)에게 같은 반 친구 4명에게 당한 학교 폭력의 고통을 담은 편지를 남긴다. 학교 측은 곧바로 4명의 학부모를 소집한다.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의 부모들은 변호사, 병원 이사장, 전직 경찰청장, 한음 국제중학교 교사로 자신의 권력과 재력을 이용해 진실을 덮으려고 한다.

그들은 오직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증거 인멸, 목격자 회유 등 온갖 만행을 저지른다. 하지만 건우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완전히 전환된다. 겹겹이 쌓여 있던 이야기가 풀어지면서 사건의 진실에 점차 가까워진다.

한배를 탔던 가해자 부모들도 편을 가르며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든다. 가해자 측 부모 중 강한결(성유빈)의 아버지 강호창(설경구)은 변호사로서 이에 맞서 치열한 법적 공방전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자식이 괴물이 되면 부모는 악마가 된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동명의 연극 원작을 바탕으로 재탄생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제목의 강렬함처럼 건우의 폭력 피해를 묘사하는 부분이 매우 잔인하게 표현됐다. 영화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은 “제목이 담고 있는 함의에서 분노가 느껴지는 것 같다”라며 작품 속에서 느끼는 가해자를 향한 분노의 감정을 강렬히 표현하고자 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스틸컷

주로 학교 폭력 소재의 영화는 피해자의 시선에서 관객이 고통을 공감하고 분노했다면,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기존의 구성을 비틀어 가해자 부모의 시선으로 학교 폭력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바라보는 관객들은 피해자의 아픔에 색다른 공감을 느끼고 ‘나라면 어떻게 할까?’하는 성찰의 질문을 던진다.

가해자 부모들이 피해자 부모에게 가하는 2차 폭력, 반성하지 않고 힘 있는 부모를 믿고 조롱하는 가해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학교 폭력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와닿게 한다.

극의 중반부에 큰 전환점이 오고 후반부까지 상황이 흥미롭게 진행되어 결말까지 긴장감이 유지된다.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블랙박스 확인은 왜 안 하지?’, ‘복사본은 없나?’ 등 관객으로서 다소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는 포인트들도 존재하지만 꽉 찬 결말로 의문점은 모두 해소된다.

참신한 전개 방식, 기승전결이 뚜렷한 탄탄한 스토리와 반전의 결말, 캐릭터와 동화된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까지,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영화는 각종 언론과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웰메이드(잘 만들어져 완성도가 높은 작품)’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주기자 k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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