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물가 … 묘책이 없나
[사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물가 … 묘책이 없나
  • 승인 2022.05.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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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연속으로 4%대로 치솟던 소비자물가가 지난 4월에 13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안 오르는 물가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하반기 물가상승이 6%가 넘을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고물가가 고금리, 고환율과 겹쳐 ‘3고’ 현상으로 한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더욱이 현재로서는 탈출구마저 보이지 않는다. 물가 문제가 다음 주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통계청의 4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로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나 상승했다. 앞서 3월의 물가상승률이 4.1%로 10년여 만에 4%대를 돌파했는데 한 달 만에 0.7%포인트가 더 오른 것이다. 금융위기 때던 2008년 10월의 4.8% 상승 이후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이다. 쌀, 라면, 달걀 등 국민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144품목 생활물가지수도 5.7%나 올라 이 역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지난달 석유류의 가격 상승률은 무려 34.4%에 달했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2개월 연속 30%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전체 물가의 상승을 주도했다. 가공식품 역시 1년 전보다 7.2%나 올랐다. 국수가 29.1%, 식용유가 22.0%, 빵이 9.1% 올랐다. 주부들의 장보기는 물론이고 직장인들의 점심값도 겁나게 올랐다. 곳곳에서 서민들의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내놓을 만환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이 막대한 자금을 풀었고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대외적인 공급 요인이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세계 밀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전쟁 중이라 물가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다 원화 약세, 중국의 도시 봉쇄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원유나 가스 등 에너지와 밀 등 기초 식량 자원의 원활한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 환율이나 금리, 재정관리 등에서도 정교하게 대응해야만 한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 임금인상 요구가 저절로 가중되는 만큼 최저임금 문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가 관리가 윤석열 정부가 당면한 최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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