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소리, 가래끓는 소리, 끝임없이 울리는 공기청정기 소음. 극한의 공포로 엄습해왔다. 복도의 분주한 발자욱소리, 끓어질듯 이어지는 신음소리, 연이어 들리는 통곡소리...태어날 때의 울음소리는 우렁차다. 소멸할 때의 잦아들어 들리지 않는다. 결락(缺落)의 순간이 서로 다름이리라~~~
지난 수십년간 추상수채화작업을 해왔다. 현대적 회화에 천착해 수채화의 투명성, 감성, 우연성의 조화로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했고 물과 종이가 가진 물성의 스밈과가벼움은 단색조로 수묵화를 연상시켜 사유의 공간을 만들었다.
최근의 작업은 광목천 위에 아리바아 고무, 제소 ,안료등 혼합재료로 물이 스미어 억제되면서 안착된 색채에 회화적 형상성과 견고성이 화면에 색의 파장과 진동을 주고자했다.
아름답다의 어원은 ‘앓은다음 ’이다. 아름답기 위해서는 앓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작가의 신념이 무한 실험을 통해 완성해야 한다. 어딘가 그 자리에 놓여져 있는 물체들의 무심함이 정물화(Still life)마냥 관람자로서 응시를 통해 이질적 대립의 공존, 시간 속에 크고 작은 파편들의 우연성이 상호소통의 확장된 사유로 만나고자 한다.
※ 허영숙 작가는 세종대 회화과와 성신여자대학원을 졸업했다. 9회의 개인전과 서울, 부산, 대구 등의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대구미술대전 초대작가와 신라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미술대전, 대구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의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