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의 미래칼럼] 지능정보사회 선도하는 대구시 블록체인 워킹그룹
[박한우의 미래칼럼] 지능정보사회 선도하는 대구시 블록체인 워킹그룹
  • 승인 2022.05.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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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영남대 교수, 빅로컬빅펄스Lab 디렉터
윤석열 대통령이 디지털자산에 대해 과거와 다른 정책 방향을 보이고 있다. ICO를 허용할 방침이어서 국내에서 신규 코인을 등록하여 자본을 모집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반가운 일도 있다. 주식과 유사하게 거래 수입에 대해 5천만 원을 과세 기준으로 설정했다. 지난 정부는 블록체인 분야에 대해 지극히 좁은 시야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새로운 리더쉽과 함께 관련 부처의 입장이 유연하게 확장되는 것 같아 기쁘다.

블록체인은 지난 10여 년간 큰 발전을 거듭했다. 2009년에 작업증명(PoW) 기반 공개형 블록체인의 대명사인 비트코인이 등장했다. 비트코인은 시가 총액이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을 위협할 정도로 커졌다. 2015년에 선보인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이라는 신개념의 확산을 견인했다. 메타버스와 NFT 콘텐츠와 밈(meme) 코인은 2021년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으며,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구시는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을 감지하고 블록체인 초기부터 대응한 선도적 지자체다. 2018년에 전문 업체에 대구시 블록체인 수요조사와 행정 서비스를 주제로 컨설팅을 맡겼다. 컨설팅 결과를 논의하기 위해 그해 12월 말에 권영진 시장이 전문가 간담회를 직접 주재했으며, 블록체인 워킹그룹(working group)의 운영을 관련 부서에 지시하였다.

일반적으로 자문회의 목적은 공무원이 어느 정도 방향을 정하고,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더 듣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나 복잡한 이슈가 발생하면, 공무원과 관련 집단이 모여서 서로의 역할과 범위를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 워킹그룹이 적합하다. 워킹그룹은 우리말로 풀어쓰면 작업반이다. 정책의 큰 그림부터 구체적 사항까지를 포괄적으로 토론하는 형식을 취한다.

워킹그룹은 2019년 발족과 함께 대구 소프트웨어 기업 대상으로 블록체인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 재난은 워킹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29일에 2022년 첫 번째 회의를 개최로 4기 워킹그룹의 업무가 시작하였다. 1기부터 참여한 (주)이튜와 (주)우경정보기술 등을 비롯해 사회적 기업인 (주)찹스틱스와이드 등이 4기 워킹그룹에 합류했다. 대학-기업-공공기관의 트리플 헬릭스 협업체제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 따르면, 대구시 자체 블록체인 구축과 디앱(Dapp) 육성을 두고 워킹그룹 내부에서 초기부터 논쟁이 있었다. 전자는 소위 메인(main) 네트워크 개발이 우선이며, 후자는 블록체인 시스템에서 작동하는 서비스용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둔다. 이들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정책의 우선적 순위를 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워킹그룹은 대구공동망과 대구ID 앱의 동시 개발을 통해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했다. 편리하게도 시민들은 대구ID 앱을 설치하고, 한 번의 본인 확인만으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1995년쯤부터 홈페이지와 이메일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2010년 전후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그 후 신기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크게 바뀌었는지를 생각해 보자. 이제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없이 생활하려는 것은 어쩌면 미친 짓일 수 있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2세대 인터넷이 정점을 지났다. 3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웹 3.0이 2030년쯤에 상용화된다. 니어프로토콜(NEAR)이 운영하는 아카데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021년에 7,000개 이상의 기업이 웹 3.0이 가능한 인터넷 기반구조를 구축 중이다.

비트코인은 암호화폐로서 블록체인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10여 년이 지나서야 암호화폐와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천천히 진입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정보통신 분야에서 블록체인은 경쟁 우위에 있지 않다. 최근 공공사업 발주자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스템의 구축과 통합과 연계한 개인정보 보호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에 3세대에 적합한 탈중앙화된 신원인증 시스템(DID)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미약하지만 생겨나고 있다.

2세대 인터넷이 레거시(legacy) 기술로 서서히 밀려나면서, 컴퓨팅 및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대구시는 블록체인 워킹그룹의 활동이 기업을 위한 마중물 정책으로서 실효성을 보였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예컨대 3세대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 개별 비밀번호 없이도 상호 운용 가능한 디지털 시스템이 보편적으로 가동된다. 그리고 워킹그룹이 주도한 대구ID 앱은 이미 탈중앙화 접속 서비스를 보여준 모범 사례라는 점이다.

새로운 시장이 선출된다고 기존의 경험과 지혜와 인적 네트워크를 모두 버리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다. 블록체인 워킹그룹은 웹 3.0을 위한 트리플 헬릭스 협업 체제를 성공적으로 매개했다. 민선 8기 집행부는 워킹그룹의 성장과 가치에 대한 합리적 인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워킹그룹을 통해 지능정보사회를 선도하는 새로운 커뮤니티가 창출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양한 형태의 시민과 기업과의 관계를 촉진하고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교류하는 채널로 기능하도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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