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의 세상이야기] 리더십 비전 : 국가와 국민의 명운이 달려있다
[김호준의 세상이야기] 리더십 비전 : 국가와 국민의 명운이 달려있다
  • 승인 2022.05.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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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조지워싱턴대 국제정치학 박사
스포츠카의 자동차 성능의 기준은 어느 정도 힘을 내는가, 안전하게 속도를 어느 정도까지 낼 수 있는가에 있다. 부가티 시론은 1,500마력에 시속 450km를 낸다. 국가 및 그 지도자가 정치를 잘했다, 못했다고 할 때 우리는 어떠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가. 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성과이론(Political Performance Theory)이다.

알몬드와 포웰 교수(Almond and Powell)는 정치의 평가 기준으로 추출능력, 배분능력, 규제능력 및 상징능력을 제시했다. 추출능력이란 국내/국제적 환경에서 사람, 돈 등의 자원을 뽑아낼 수 있는 능력으로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와 세금이다. 세상 도처에 숨어있는 인재들인 천리마를 알아볼 수 있는 지도자의 눈이 필요하고, 세금은 공정, 공평하게 부과되어야 한다. 국가의 배분능력 중 핵심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따른 불평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있다. 우리는 경제성장을 느리게 하고 있고 국가 행복지수를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히말라야의 작은 나라 부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규제능력은 죄지은 사람에게 벌을 주고 국가의 의무를 강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상징능력은 자유와 민주주의, 민족주의를 이용하여 인간의 이성에 호소하는 방법과 공산주의가 가장 잘 쓰는 방법으로 레닌, 스탈린의 우상화, 모택동의 신격화, 김일성의 우상화로 대표되는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방법이 있다.

스피로 교수는 한 나라의 정치적 성과를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위기관리를 제시했다.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 등 경제 또는 자연재해, 테러리즘, 코로나바이러스처럼 글로벌 질병으로부터 오는 각종 위기를 정부가 어떻게 잘 관리하는가가 정부의 정치능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이다. 엑스타인과 거 교수(Eckstein and Gurr)는 정치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지속성, 정통성, 시민적 질서, 리더십 비전 4가지를 제시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지도자들은 부국강병을 추구하고 국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발전전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 푹 빠져있었다. 리더는 그 국가에 필요한 정책을 올바르게 제시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명운이 달라진다. 박정희 리더십을 거치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스마트한 국민으로 바뀌고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되었다. 레닌은 전기, 스탈린은 트랙터로 농업국가 러시아를 산업국가로 바꾸어 초강대국으로 만들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전기, 컴퓨터, 인터넷, 드론, AI 등 인간의 삶을 바꾼 모든 신기술은 미국에서 나왔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지구궤도 밖으로 스푸트니크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고 이를 스푸트니크 쇼크라 한다. 모택동은 동풍이 서풍을 제압했다고 말했다. 1961년 케네디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소련의 스푸트니크 위성에 충격을 받은 미국인들에게 60년대가 가기 전에 달나라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아폴로 프로젝트는 미국의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과학기술에 모든 국가역량을 집중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달나라에 사람을 보내기 위해 슈퍼컴퓨터가 만들어졌고, 엄청난 추진력을 가진 새로운 엔진, 3,000도 이상에서 견디는 내열성을 가진 신소재,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복합제어 기술, 극한 기온에서 견딜 수 있는 고어텍스 등이 개발되었다. 1969년 7월 21일 닐 암스트롱 우주인의 달에서의 첫 한 발자국은 미국 과학기술의 승리였으며, 미국 중심의 세계 패권을 예고하는 사건이며, 미국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아폴로 프로젝트는 국가의 리더십 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의 고속 성장의 비밀은 무엇인가? 여러 요인이 있지만 덩샤오핑의 비전에서 그 이유를 찾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8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중국만큼만 잘 살자는 말이 유행이었고 중국은 세계 GDP 1위 국가였다. 그랬던 중국에 수억 명의 거지가 있고 세계인들은 중국을 아시아의 병자라 부르고 헤겔은 중국을 더 이상 경제발전이 없는 역사 밖의 국가라고 조롱하게 되었다. 1978년 집권한 덩샤오핑은 중국이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진 이유에 대하여 고심하였고, 이는 중국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비전은 문을 열어 외국의 신기술과 자본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개방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덩샤오핑은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면 모욕당한다, 약하면 침략당한다, 빈곤이 사회주의가 아니다, 빨간색(공산당)만 빼고 다 바꾸어라, 부자가 존경받아야 하고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가진 자에 대한 반감보다는 가진 자를 존경하는 사회로 중국을 만들어라.” 덩샤오핑은 중국의 경제시스템을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바꾸었다.

한국이 세계 역사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만들 수 있는 국가가 되려면 한국의 지도자도 밤새도록 고민해서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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