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자연 속에서 특별한 경험…우포늪은 매일이 새롭다
[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자연 속에서 특별한 경험…우포늪은 매일이 새롭다
  • 노용호
  • 승인 2022.05.15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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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나무와 사람 이야기
주엽나무3
우포늪 주변에서 자라는 주엽나무의 모습. 가시가 무성하다.

 

두릅과 음나무 순 따기

얼핏 비슷해 보이는 두 나무

가시 크기 차이로 구별 가능
한 번 찔려보면 영원히 기억

겨울의 황량한 나무들과 풀들을 보다가, 많은 생명들이 여기저기 쑥쑥 나타나는 것은 자연의 마술이요,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즐거운 선물이다.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봄에 나타나는 나무의 연하디 연한 아름다운 잎들을 만나는 즐거움이다.

봄이 되면 아버님이 심어놓으신 두릅과 내가 심은 음나무들의 잎들이 우포를 마주 보는 작은 산에 돋아난다. 그 새로운 잎들인 순들을 따고 우포늪의 멋진 풍경들을 보고 걷는 체험을 하면서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두릅이 무엇인가? 평생 고등학교 동기 모임에 한번도 안 오던 동기 녀석도 두릅따러 동기 모임에 참석한다는 봄나물이 아닌가? 처음에는 처음 보는 많은 두릅에 놀라고 즐거워 “두릅이다”라고 큰 소리로 말하고는 갑자기 조용해진다고 한다. 혼자 열심히 따서 가져가기 위해.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냥 웃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이런 일들을 경험했다. 두릅을 처음 볼때는 말이 많던 사람들의 말이 갑자기 줄어들고 두릅만 열심히 딴다.

두릅과 음나무 순을 구분 못하는 분들도 있고 두 나무와 비슷하지만 먹지 못하는 나무의 새잎을 따는 사람도 있다.

한번은 어느 여자분이 일행들보다 늦게 내려와 혹시나 해서 딴 잎들을 보자고 하여 확인하니, 이름도 모르는 진한 순들이 있었다. 두릅과 비슷하기는 했으니 유심히 보면 다른 잎들을 땄다. 나는 웃으며 “이거 먹으면 내일 안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하니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었고 그 잎들을 골라 버렸다.

어느 날 초등학생들을 산에 데려와 따기 체험을 했다. 어릴 때 보고 듣는 교육이 효과 있고 직접 따보는 체험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두릅과 음나무 순이 옆에 있어 비교가 잘되는 지역에서 두나무를 설명했다. 그러고는 따기 체험을 몇 번 해보았다. 두릅 순에 비교하여 음나무 순은 더 진한 녹색이다.

두 나무 다 가시를 갖고 있는데, 두릅의 가시는 아주 작은 데 비해 음나무의 가시는 크다. 그 큰 음나무 줄기에 찔려보면 음나무를 영원히 기억하게 된다. 그 큰 가시들을 보면서 왜 조상님들이 가시가 많고 큰 음나무 줄기들을 귀신 들어오지 말라고 집에 둔 이유를 알 것 같다.

음나무 순은 두릅 순에 비해서 늦게 올라온다. 어느 날 음나무 순을 따는 체험에 참가한 분이 말한 게 기억난다. “내가 학교 선생을 평생 했는데 처음으로 음나무 순을 따보네요. 고마워요”라고.

마침 아름다운 자운영꽃들이 많이도 피었다. 멋진 계절에 우포늪을 방문한 손님이다. 연한 녹색을 띈 자연 그대로의 우포늪 나무들이 좋다. 자운영도 너무도 이쁘게 피었다. 지난 4월 17일 오후에 대구에 사는 분들과 함께 우포늪의 자운영 꽃길을 걸어 우포늪 물가로 가서 경험한 일이다. 동행한 어느 분이 말했다. “노 박사님이 왜 자꾸 오라는지 이제야 알겠네요.”

우포늪에 자주 간다. 일주일에 두 번이나 세 번 정도. 우포늪이 너무나 다르고 너~무도 이쁘다. 갈 때 마다 매일 매일이 새롭다. 독자분들과 함께 걷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가시 달린 주엽나무 이야기

그동안 눈여겨 보지 못하다

3년전 주매리 밭서 첫 발견

관찰의 중요성 다시 느껴

며칠 전 우포늪의 산에서 가시 달린 나무들을 만났다. 우리 몸에 좋다고 얄려 진 두릅, 오가피, 그리고 골담초 등의 줄기에는 자신을 보호하고자 크고 작은 가시들이 많이 달려있다.

우포늪 주변을 돌아보면 생각지도 못한 매우 특이한 가시를 가진 나무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주엽나무이다. 이 나무를 주매리에 있는 글쓴이의 밭에서 처음 본 그날의 기억이 새롭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야아~ 이게 뭐야? 와 대단하구나. 나무에 가시가 이렇게나 많나? 진짜 특이한 나무네” 라고.

이 가시가 많이도 달린 나무를 본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이 나무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시가 3미터 정도나 나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를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야아~ 와우~ 하는 놀라움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줄기를 가시로 만들었다고 한다.

새롭게 돋아나는 잎들에는 가시가 아주 연한 녹색으로 살아있다. 뽀족한 가시로 자신을 보호하다가 어느 정도 크면 이 가시들이 죽어있었다. 마음속에 독기를 품고 오랫동안 심지어 죽을 때 까지도 간직하는 사람과 달리 자신의 아픔을 지워버린 것 같은 멋진 나무다.

우포늪에서는 3곳에서 이 주엽나무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이 나무를 3년 전에 주매리 나의 밭에서 처음 보았고, 이방면 장재리 산에서 그리고 최근에는 먼 곳이 아닌 정말로 가까운 나의 산에서 보았다. 우포늪 주번의 3곳 중에서 2곳은 나와 인연이 많은 곳에 위치 해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음을 알고서, 귀한 나무가 내 산에 있다는 기쁨과 함께 아이고오~ 이 나무가 여기에 있네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보지 않고 스쳐지나 간 나의 무지를 탓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나무를 보면서 보고 살핀다는 관찰(觀察)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한 나의 무지는 여러 원인이 있었다. 첫째, 이게 뭐지 하고 약간 놀라기는 하였으나 눈여겨 제대로 보지 않았다. 둘째, 나는 처음에 이 나무를 아까시나무로 착각하였다. 그래서 관심이 없었다. 셋째, 몇 그루는 나의 땅과 창녕군청 땅이 접하는 부분에 있어 잘 가지 않은 곳이었다.

며칠 전 산에 가서 산초와 제피나무를 구별할 기회를 가졌다. 밭에 가니 산초군락이 있었다. 오랫동안 구분을 못했다. 산에 많은 그 나무를 보고는, 나무와 지질 그리고 별자리 등에 두루 박식한 오종식 해설사가 구분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가시가 엇갈려 나면 제피고 마주나면 산초라고 하면서 마산을 기억하면 쉽다고 알려주었다. 기억을 하기 위해 나는 창원시의 마산을 생각했다. 잎을 따서 씹어 먹어보니 와우~ 매우 매우 특이했다. 조금 씹어보다가 버렸다.

생강나무와 산수유도 구별하게 되었다. 두 나무 다 이른 봄에 노란색의 꽃이 피는 예쁜 나무들이다. 오랫동안 구분을 못했다. 올해 봄에 두 나무를 구분할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생강나무 줄기의 껍질은 매우 매끔하고 부드러웠다. 이에 비해서 산수유의 껍질은 매끄럽지 못하고 투박했다. 이제는 껍질만 봐도 비교가 된다.

 

우포에서 만난 사람 - 걷고 또 걷는 이헌준씨
캠프파이어 행사서 첫 인연
서로 다양한 이야기 나누며
걷기의 즐거움 깨닫기도

우포늪생태관에서 12년 근무하였고 지금도 우포늪을 자주 가면서, 우포늪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멀리서 본 사람도 있고 이야기를 나눈 사람도 있고 다양했다. 대통령 3명부터 유치원 학생들을 비롯한 어린아이들까지.

최근에 만난 사람은 걷는 사람인 이헌준씨이다. 우포늪에 여행온 일행을 만났는데, 별이 빛나는 밤에 캠프파이어 행사로 내가 창시한 생태춤을 같이 추면서 인연이 되었다. 헌준씨가 하는 동작은 일행 중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열정이 있었다. 처음 만난 사이지만 나의 생태춤을 그렇게 열심히 같이해준 사람을 보면서 나는 동지애를 느꼈고, 같이 생태춤을 추면서 일행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에게 걷는 즐거움은 무엇인가 물어보았다. “주변을 천천히 상세히 볼 수 있다. 나무도 자세히 보고 관찰할 수 있고,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도 한다. 지역의 특징을 보고. 외국의 경우, 처음 접하는 나라 풍습을 보고 느끼고. 그 사람들과 외국어로 소통은 못해도 몸짖과 표정으로 대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걷는 것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하고 물어보았다. 허허벌판에서 비를 만나게 되면 어찌하나? 그는 비가 와도 어렵다고 생각지 않는다. 우거진 나무 밑에 비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쉬었다 간단다.

필자는 겁이 많아 걸으며 위험하지는 않은가 물어보았다. 그는 답했다. “동물들은 사람이 건드리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습니다. 위협받으면 공격하지요. 가만히 서 있으면 뱀도 자기 갈길 갑니다. 소리 내지 않고 막대기 등으로 위협하지 않으면 그냥 갑니다”라고 말했다.

멧돼지의 경우는 어떠한가 하고 물었다. 그는 “산에서 캠핑을 하면 만날 수도 있지요. 사람 소리 들으면 동물들은 도망가죠.” 먹을 것은 잠자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놔둔다고 한다. 멧돼지의 경우 새끼만 건드리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는다고 했다. 텐트를 치고 자다 보면 소리 내면서 멧돼지들이 지나간단다. 먹거리를 멀리 떨어져 놓고 자면 사람에게 안 덤벼든다고 한다.

헌준씨는 안동의 멋진 정자인 체화정이라는 보물을 가진 사람이다. 체화정은 조선시대 정자로, 정자에는 260년이나 된 배롱나무가 있단다. 부럽고 탐난다. 헌준씨가 전국 일주를 하고 6, 7개월 뒤 체화정에 돌아오면, 그 멋진 배롱나무 앞에서 독자들과 지인들을 위해 생태춤을 추고 싶다.

 

노용호 <우포생태관광연구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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