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6·1 지방선거, 윤석열 정부 국정안정이냐 식물정부 만들기냐
[윤덕우 칼럼] 6·1 지방선거, 윤석열 정부 국정안정이냐 식물정부 만들기냐
  • 승인 2022.05.3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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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 결과는 윤석열 정부의 집권 초반 정국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다. 선거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식물정부가 될 수도 아니면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대선은 벌써 끝났지만 대선은 여전히 진행 중인 듯하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20.62%로 역대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가운데 최고다. 그만큼 국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선후보였던 이재명은 인천 계양을, 안철수는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 김동연은 경기지사에 출마했다.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정치권 구도가 확실히 달라진다. 그래서 6·1 지방선거는 대선의 연장전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윤석열 대통령과 새 정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며 민주당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방권력을 탈환해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국정 안정론'을 강조하고 있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3~25일 전국 17개 시도 만 18세 이상 남녀 1만4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6·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은 서울·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강원·충남·충북 등 9곳에서 우세했다.

민주당은 광주·전북·전남과 제주 등 4곳에서 앞섰다. 경기·인천·대전·세종 등 4곳은 양당이 오차범위 내 경합 양상이다. 경합 지역 개표에 따라 국민의힘은 9~13개 광역단체장을, 민주당은 4~8개 광역단체장을 거머쥘 수 있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5월 26일~6월 1일) 직전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히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선거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않다. 그렇기에 경합 지역으로 분류되는 경기·인천·대전·세종 단체장 선거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결과에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출마한 계양을 보궐선거가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양당이 이곳 선거운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성남분당갑 후보는 지난 28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 계양산전통시장에서 열린 윤형선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 지원유세 자리에서 "저희 동네에서 주민 한 분이 도망쳐서 이쪽으로 왔다기에 찾으러 왔다"고 했다.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 대신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를 '저격'한 것이다. 이 후보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에 거주하고 있었으나,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9일 주소지를 이전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이날 인천 계양구를 찾아 사전투표를 한 뒤 "이번 선거에서 명분 없는 이재명의 출마가 어떤 판단을 받을지가 전국적인 관심"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논란도 핫이슈가 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7일 계양 지역 유세에서 "김포공항이 다 김포 땅인 줄 아는데 계양구 땅이 활주로에 포함돼 있다"며 "소음과 저개발의 원인인 김포공항을 이전해 계양과 인천, 수도권 서부 발전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이재명 후보와 손잡고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했다. 김포공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합하자는 것이다. 송 후보는 서울 강남권은 청주국제공항을, 동부권은 원주공항을 이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 "제주도 관광말살 정책"이라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두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6·1지방선거 막판 쟁점으로 부상했다. 대선에 패배했지만 이재명 후보가 보궐선거에 당선되면 분위기는 완전 달라질 수 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교체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여당에 내어 줄 경우 정권을 견제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사실은 윤석열 정부를 식물정부로 만들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에 졌지만 아직 167석의 거대야당이다. 웬만한 것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다. 검수완박법이 그랬고, 공수처법 처리가 그랬다. 검수완박법이 통과됐지만 야당은 여전히 불안한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도 자신들이 해야한다고 한다. 후반기 원구성 때 국민의힘에 주기로 약속한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도 끝까지 고수하고 있다. 국민 눈치보기가 끝나는 지방선거가 지나가면 또 무슨 일을 꾸밀 지 모른다.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눈에 가시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 추진도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정부는 거대 야당의 횡포에 식물정부가 되는 것이 불보듯 뻔하다. 2년 가까이 남은 2024년 다음 총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윤석열 정부 견제냐 거대 야당 심판이냐.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지방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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